예방 접종
예방 접종
  • 승인 2018.01.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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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과자마을에 칸쵸와 빼빼로가 살았다. 칸쵸는 장난이 심해 늘 빼빼로를 괴롭혔다. 키는 빼빼로가 훨씬 컸지만 칸쵸의 괴롭힘에 빼빼로는 꼼짝없이 당하기만 했다. 학교 갈 때 칸쵸의 가방도 들어줘야 했고, 일명 ‘셔틀’이라고 하는 심부름도 해야 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빼빼로가 칸쵸한테 쩔쩔맬 필요가 없었다. 빼빼로는 훤칠하니 키가 컸지만 칸쵸는 키도 작고 땅딸보 같았다. 중요한 건 그 비싼 쵸코렛을 칸쵸는 자기 배안에 조금 가지고 있었지만 빼빼로는 얼굴 빼고 온몸을 바르고 있을 정도로 누가 보더라도 빼빼로가 훨씬 더 멋지고 힘이 세보였다. 하지만 강자는 늘 칸쵸였다. 늘 당하는 빼빼로의 모습을 보다 못한 과자마을 싸움 짱 새우깡이 한마디를 했다. 참고로 새우깡은 온몸에 칼자국이 나있다. “야 빼빼로. 너는 왜 맨날 칸쵸한테 맞고 다녀. 키도 네가 훨씬 크고, 초콜릿도 네가 더 많은데 응” 그 말에 빼빼로는 혹여나 칸쵸가 들을까 봐 새우깡 귀에 대고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다. “야. 칸쵸 등에 나 있는 문신 봤나?” 그랬다. 빼빼로는 칸쵸의 등에 난 문신을 보고 기가 죽었던 것이다. 싸워보기도 전에 이미 전의(戰意)를 상실을 했던 것이다.

용기와 도전을 이야기할 때 한 번씩 칸쵸와 빼빼로 이야기를 해준다. 우리가 빼빼로 같지는 않은가 생각을 해보자. 어떤 일을 해보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고 도망 다니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도망가면 갈수록 그 대상은 더 큰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피할수록 원래 공포는 더 몸집이 커지는 법이다. 겁내지 말고 한번 부딪쳐보면 별거 아닌 것들이 많다.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 어려운 부탁을 거절하는 것, 먼 땅 외국의 낯선 곳으로 여행하는 것, 새롭게 시작하는 공부, 이 모든 것들이 사실 지나고 보면 시시할 정도로 별거 아니다. 부딪쳐보고 나면 헛웃음이 날 정도로 별거 아닌 일에 마음을 졸이고 걱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떤 일을 만나든지 겁내지 말고 한번 부딪쳐보자.

이번 감기는 정말 독했다. 필자 주위에서 기침, 가래, 고열, 몸살로 고생하는 사람이 제법 되었다. 얼마나 독했던지 며칠을 앓아누울 정도였다. 거의 일주일 이상을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감기, 겨울이면 찾아오는 참 반갑지 않은 녀석이다.

겨울이 시작되면 병원마다 예방접종이란 글씨가 큼직하게 붙여져 있는 걸 보게 된다. 많은 사람이 예방접종을 해서 유행성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준비한다. 특히 노인들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예방접종(豫防接種)이란 소량의 병균을 우리 몸 안으로 침투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이 침투된 병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몸은 그 질병에 대해 이렇게 기억하게 된다. “별거 아니네. 한 번 더 까불어봐라 혼을 내줄 테니” 이후 우리 몸은 자신감이 붙게 된다. 싸움은 자신감의 문제다. 기세에 눌린 싸움은 이미 졌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싸움에는 기선제압이 정말 중요하다.

이겨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늘 두려워한다. 지레 겁을 먹고 포기부터 할 생각을 한다. 몸이 약간만 아파도 포기한다. 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는 항상 지는 경험만 했기 때문이다. 고난을 이겨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아무리 큰 문제처럼 보이던 것도 막상 부딪쳐보면 별거 아니라는 것을. 승패는 상대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는 것을.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예방접종을 해서 가벼운 정도의 질병을 먼저 경험하고, 이긴 경험을 해본 몸은 그와 유사한 질병이 오더라도 거뜬히 이겨 낼 수 있다. 그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을 다가올 질병에 대비하듯이, 신이 사람을 쓰려할 때 항상 아픔의 시간을 먼저 주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일종의 예방접종을 먼저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넘어짐과 아픔은 우리 삶에 예방접종과 같다. 이제 우리에게 다가오는 어려운 일들 겁내지 말고 기꺼이 받아 들이자. 한번 부딪쳐보면 별거 아니다. 도전이 답이다. 오늘도 이글을 읽는 모두를 응원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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