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 승인 2018.01.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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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어느 목사가 교회청년들 수십 명과 대화하면서 “여러분들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시간급 많이 받는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번듯한 직장 구하기가 어려워서 아예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일에 매이기 싫어 놀아가면서 아르바이트 보수만 많이 받고자 하는 심사인지 판단이 서지 않더라는 말을 덧붙인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개헌문제와 몇 가지 정치·사회 질문을 던졌더니 내용도 잘 모르고 전혀 관심이 없더라는 것이다.

이 같은 청년들이 문재인 정부의 인기도 70%를 유지하는 주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6월13일 지방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도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주장과 따로 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특히 시장, 도지사 선거는 2년 후의 총선거 및 문 정부의 중간 평가, 정권유지의 계속성 유무 등과 관련이 커 정치권에서는 무게를 무겁게 두고 있다. 같은 날에 지방선거와 국민투표를 하게 되면 예산을 절감하는 장점도 있지만 복잡한 지방선거의 회오리 속에서 헌법 개정 투표의 중요성이 망실될 우려도 없지 않다. 헌법 개정과 지방선거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헌법 개정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헌법 개정이 지방선거보다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나라의 주춧돌인 헌법을 바꾸는 일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국민들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은 후 국민투표에 부치도록 되어 있다. 헌법 개정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헌법 개정의 단초는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비롯되었다. 여·야 의원으로 구성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합의된 개헌안을 만들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고 있는 사이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헌법개정안을 낼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번 헌법 개정의 주요핵심은 대통령 1인 권력집중을 막는 권력구조 개편, 헌법에 확고한 지방분권 명시 등이다. 헌법 제 128조에서 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발의로 제안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헌법 개정의 중요도로 보아 국회가 개정안을 만들고 국민투표로서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순리다. 문 정부가 개헌안을 내겠다는 것은 국회를 향해 헌법개정안을 빨리 내 놓으라고 다그치는 의미도 있지만 국회를 폄훼하는 양태도 숨어있는 것 같이 보인다.

문대통령은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를 강조하면서 개헌의 방향을 국민주권강화,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강화에 두고 있다.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하고 국회가 미적거리면 권력구조 개편 같은 정치적 민감 사항은 빼고 국민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최소한의 개헌으로 범위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 한번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우선 쉬운 것부터 하자고 하는 저의에 의문이 간다. 대선 공약대로 개헌을 밀어붙이겠다고 하지만 그가 제시하려는 정부안은 주요한 권력구조의 알맹이가 빠진 것이다. 지금 문대통령은 국민인기도에 취해 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의 권력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방대해 지고 있으며 그의 말은 아주 절대적이다. 이를 보면서 대통령 중심제의 특성을 다시금 생각케 된다. 문대통령과 정치지향성이 같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기자 회견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강조하면서 헌법 개정에서 “권력구조문제가 반드시 함께 다뤄져야 한다. 과거 불행한 헌정사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한다. 권력구조 없는 개헌은 의미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재언하지만 헌법은 자주 바뀌어서도 안 되고 바꿀 수 없는 나라의 뿌리법이다. 그러므로 문대통령이 쉬운 것부터 개헌 하자는 것은 개헌의 정도가 아니다. 여·야는 정치적 자가당착에 빠져 헌법 개정을 밀고 당길 것이 아니라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개헌안을 만들어 내 놓아야 한다.

청와대, 정부와 정치권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개헌의 불가피성, 내용과 쟁점 등을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TV 토론, 좌담회 등을 꾸준히 여는 등 개헌 홍보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 시간급 인상보다 나라의 동량인 청년들에게 확고한 국가관을 심는 일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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