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그 소리 듣고 계시나요
봄은/ 여느 길로 오시나요
눈으로/ 귀로/ 아니 입말 탄성으로 오고 계시나요
저는 종일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혹여,/ 혹여/ 가슴까지 내밀면서/ 봄은 남몰래 감춰진 속살/ 새벽이슬처럼 오나 봅니다
낮 동안 기다리다/ 지친 몸/ 밤을 다 채워내지/ 못 했기에/ 봄은 제게로 오지 않고/ 산으로/ 들로 쏘다니다가/ 저리로가/ 꽃이 되나 봅니다
저는/ 봄을 기다리다/ 그가 지른 꽃 불
외려/ 제 가슴으로 옮겨/ 불두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봄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느끼고/ 그저 보는 것이라
봄을 잘못 기다리다 보면/ 속병이/ 난다는 것을
이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박원의 = 수원시청 근무 중
낙동강문학 시 부분 신인문학상
<해설> 시어의 인입이 아름답다. 봄이 오는 소리가 사랑의 속병으로 환치되어 있으니 말이다. 봄은 때론 임일 수도 있다. 그 임이 오는 소리가 소란한다. 어쩌면 그건 환청일 수도 있을 것이기에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는 화자의 봄에 빗댄 그 사랑의 노래가-.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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