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잘 말린 녹차야
파삭한 태양 맛이 나
슬픈 언저리하나
네게 풀어놓으면
아픔도 녹차 빛으로
스며서 덜 아파
눈물도 비밀처럼 해야만 하던
어른의 나날
너의 둥글고
푸른 등 하나 만나
물처럼 쏟아냈어
오만하던 내 눈물이
수돗물이 되었지
외로움마저 푸른 향으로
데워 주던 너
넌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내가 되게 했어
수돗물을 틀면 물이 쏟아지듯
너도 내게로 와 줘
◇박인숙 =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낙동강문학 신인 최우수상 수상
<해설> 누군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그게 사랑하는 사람의 파삭한 햇볕에 말린 녹차 향기가 아닐까? 그러나 아직 덜 마른 녹차향이다. 그리하여 아픔이 있고 슬픈 비애가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수돗물이 쏟아지듯 녹차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을 때를 기다리는 그 마음이 진득하게 사랑으로 묻어난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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