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왕건-올레길 통합 ‘대구 명품 걷기길’ 만들자
팔공산 왕건-올레길 통합 ‘대구 명품 걷기길’ 만들자
  • 윤주민
  • 승인 2018.01.2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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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올레길 8개 코스
<8>팔공산 올레길
영조 출생 설화 파계사·신숭겸 표충단…
단양 우씨·순흥 안씨 등 곳곳에 집성촌
대구시 조성 12개 코스 아직 ‘불완전한 길’
지자체 협력 통해 ‘경쟁력 있는 길’ 조성을
신숭겸 장군상
2코스. 한실골 가는길-신숭겸 장군상
지도
불로동 고분군
6코스. 단산지 가는길-불로동 고분군
신무동 마애불상-2
3코스. 부인사 도보길-신무동 마애불상


#팔공산 왕건길과 팔공산 올레길

팔공산은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산세가 웅장하며 주변 경치가 좋고, 대구지역의 역사를 온전하게 간직한 산이기에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관광객이 몰리는 산이다. 이러한 팔공산 주변에 두 개의 걷기길, 총 16개 코스의 트레킹 길이 생겨났다. 동구청에서 의욕적으로 조성한 <팔공산 왕건길> 8코스와 대구시에서 만든 <팔공산 올레길> 8코스가 그것이다. 갑자기 16개 코스의 걷기길이 생겼으니 반갑기는 하지만 복잡하고 몹시 헷갈린다.

소나무는 밀식된 곳에서 잘 자라지 못한다. 밀식된 곳의 소나무는 서로 경쟁하다가 한 그루도 멋진 소나무로 자라지 못하고 모두 고사하고 만다. 걷기길 조성도 소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걷기길을 조성할 것이 아니라 하나라도 경쟁력 있는 명품 걷기길을 만들기 위해 <팔공산 왕건길>과 <팔공산 올레길>을 통합하여 대구를 대표하는 걷기길로 만들어야 한다.



#8개 코스 올레길

<대구 올레길>은 대구시와 대구녹색소비자연대에서 2008년부터 만들어가고 있는 길이다. 대구 올레길은 모두 12개 코스이지만 아직은 불완전한 걷기길이다. 지금까지 <대구 올레길> 2개 코스, <팔공산 올레길> 8개 코스, <앞산 올레길> 2개 코스 모두 12개 코스의 올레길을 조성했다. 그러나 대구올레길 <금호숲길>과 <도동 측백수림 가는 길>은 동구청, 수성구청에서 만든 금호강변길과 겹치고, <팔공산 올레길>은 팔공산 주변의 8코스로서 동구청에서 만든 왕건길과 겹치고, <앞산 올레길>인 앞산 자락길, 앞산 환종주길은 남구청 혹은 달서구청에서 조성한 앞산의 걷기길과 서로 겹친다.

<팔공산 올레길> 8개 코스의 정식 명칭은 <대구 팔공산 올레길>이지만 편의상 <팔공산 올레길>로 부른다. 전체를 살펴보면 다음 도표와 같다.

표에서 보는 것처럼 <팔공산 올레길>은 서로 연결된 길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앞으로 8개 코스를 모두 연결한다는 계획이 있지만 워낙 띄엄띄엄 만들어져 연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팔공산 올레길 8개 코스 전체를 조망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코스별 경로와 얽힌 이야기

△1코스 <북지장사 가는 길>은 시인의 길~ 방짜유기박물관~ 도장마을~ 북지장사를 왕복하는 코스이다. 시인의 길은 한국 현대시인의 육필 시를 돌에 새긴 공원이고, 주변의 남근석도 볼만하다. 방짜유기박물관의 관람은 무료이고 도장마을은 범죄 없는 마을로 알려져 있다. 도장마을을 지나면 이 코스에서 인상적인 1.3km의 솔숲이 이어진다. 북지장사는 팔공산 최고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고, 창건 당시에는 동화사를 말사로 거느린 사찰이었다. 북지장사에서 0.5km를 오르면 팔공산 종주길인 인봉에 도달하고, 3km를 오르면 노적봉에 이른다.

△2코스 <한실골 가는 길>은 신숭겸장군 유적지~ 한실골~ 만디쉼터~ 열재~ 용진마을(노태우 생가)~ 파계사 코스이다. 동구청에서 조성한 <팔공산 왕건길>과 많은 부분이 겹친다. 신숭겸 장군이 죽은 자리에는 표충단이 세워져 있고, 용진마을에서는 자연염색박물관이나 노태우 생가를 볼 수 있다. 파계사는 백일기도로 태어났다는 영조의 출생 설화가 전해져 오는 천년고찰이다. 파계사에서 백일기도로 영조가 출생했다는 이야기는 1979년 원통전 관음보살 개금불사 때 영조의 어의가 발견되어 사실로 확인되었다. 파계사(把溪寺)는 계곡물을 따라 흘러가는 지기(地氣)를 막기 위해 세워진 사찰이고, 파계사만으로는 흘러가는 지기를 막을 수 없어서 다시 진동루(鎭洞樓)를 세워 기를 제압하고 있다.

△3코스 <부인사 도보길>은 공산초교~미곡마을~ 용수골~ 용수동 노인회관~ 농연서당~ 신무동 마애불~ 부인사~ 팔공파크호텔~ 동화사집단시설지구 코스이다. 용수동 당산은 정월 보름에 주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당굿을 하던 곳인데 원형이 잘 보존되어 민속학자들이 자주 찾는다. 농연서당은 명나라가 망하자 벼슬에서 물러나 말년에 은거한 대암 최동집이 강학하던 곳이다. 입향조 최동집은 둔산동 옻골마을 백불암 최흥원의 5대조이다. 신무동 마애불좌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되었는데 작지만 아름답다. 수십 년 전만해도 포도밭 앞에 방치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태고종 구룡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부인사는 선덕여왕의 원찰이었기에 선덕여왕을 짝사랑하다가 죽어서 불귀신이 된 지귀(志鬼)가 대웅전 문에 귀신 문양으로 새겨져 있다. 부인사에는 1232년 몽고군의 2차 침략으로 소실된 초조대장경이 보관되어 있었다. 초조대장경은 해인사 팔만대장경보다 200년이나 앞서 만들어진 귀중한 문화유산이었다. 부인사는 스님들의 물물거래 시장인 승시(僧市)가 개최된 곳이어서 매년 10월이면 팔공산 승시가 열린다. 8코스 수태지 계곡길과 연결되어 있다.

△4코스 <평광동 왕건길>은 효자 강순항 정려각~ (구)평광분교~ 평광지~ 시온성 기도원~ 모영재~ 평광지~ 재바우 농원~ 첨백당~ 평광종점 코스이다.

이 길은 동수전투에서 패배한 왕건이 도주했던 길이기에 왕건 이야기가 넘쳐나는 길이고, 동구청에서 조성한 팔공산 왕건길 5코스 고진감래길, 6코스 호연지기길과 겹친다. 출발지에는 50년간이나 병상의 아버지를 봉양한 효자 강순항을 기리기 위해 강순항 나무(왕버들)와 정려각이 있다. 첨백당은 단양 우씨 재실이고 앞에는 광복소나무가 있다. 모영재는 신숭겸 장군의 영정을 모신 재실이다.

△5코스 <성재서당 가는 길>(구암마을 가는길)은 구암마을 입구~ 동화천~ 미타사~ 내동보호수(안정자)~ 삼마산~ 성재서당~ 추원재~미대동 입구 코스이다. 원래 <구암마을 가는길>로 조성되었으나 최근에 <성재서당 가는 길>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구암마을은 귀암(거북바위)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내동마을은 450년 전부터 순흥 안씨 일족이 세거한 마을이다. 마을에는 안향이 아끼고 사랑한 수령 500년의 정자목이 있는데 안정자라 부른다. 성재서당은 인조 때 선비 채명보 선생이 강학하던 서당이다.

△6코스 <단산지 가는 길>은 불로동 고분군~ 봉무동 고분군~ 영신초중고~ 단산지 둘레길~ 봉무동 일제 동굴진지~봉무정(강동 새마을회관)~봉무토성(독좌암) 코스이다. 5세기경인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불로동, 봉무동 고분군은 이 지역에 상당한 세력을 가진 부족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산지는 못 주변의 흙이 붉은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둘레길(3.5km)이 있어서 주민들의 산책로로 인기가 높다. 봉무동으로 가는 길에는 일제강점기에 주민을 동원하여 만든 일제동굴진지가 있다. 그 외에도 봉무정 주변의 봉무토성과 독좌암도 살펴야 한다.

△7코스 <폭포골 가는 길>은 동화사 집단시설지구 분수대~ 탑골 등산로~ 깔딱고개~ 상상골~ 염불암 삼거리~ 부도암~ 동화사~ 통일대불~폭포골 왕복~ 봉황문(마애불상) 코스이다. 동화사는 극달 화상이 유가사로 창건하였으나 832년 심지왕사가 중건하여 주변에 오동나무 꽃이 만발하여 동화사라 개명했다. 봉황은 대나무 열매를 먹고 오동나무에만 앉는다고 한다. 오동나무 꽃이 만발했다는 동화사에는 봉황과 관련된 건물(봉서루, 봉황문, 봉황의 알...)이 많다. 봉황문은 동화사 일주문인데, 일주문 앞의 바위에는 생동감이 넘치는 통일신라시대 마애불상이 있다. 8코스 수태지 계곡 길과 연결이 가능하다.

△8코스 <수태지 계곡길>은 동화사집단시설지구~ 팔공산 순환도로~ 수태지~ 수태골 계곡~ 부인사 등산로~ 이말재~ 부인사~ 팔공산 순환도로~동화사 집단시설지구까지인데 출발지로 회귀하는 코스이다. 이 길은 수태골의 아름다운 경치와 부인사를 돌아보는 코스이고, 3코스 부인사 도보길, 7코스 폭포골 가는 길과 연결이 가능하다.

칼럼니스트 bluesun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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