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명절 보너스를 받지 못해 부모님 용돈과 조카들 세뱃돈 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며 “추위와 교통체증에 시달린 탓에 몸도 많이 지쳤는지 잠만 쏟아지고 무기력해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경인(42·대구 서구 비산동)씨 역시 하루 종일 쏟아지는 잠과 어지럼증 등으로 속이 좋지 않아 가까운 신경정신과를 찾았더니 명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실직 공포에다 연휴기간 내내 한파까지 더해진 이번 명절 이후 유난히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3,40대 이상 남성 직장인들의 명절증후군은 심리적 요인이 대부분이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경기가 좋지 않아 금전적인 부담감이 큰데다 연휴 내내 이어진 추위와 장시간 운전으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해진 탓이다.
김승일정신과의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부들은 시댁과 가사 등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에 명절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경제적 문제와 친인척 등 가족 관계, 귀성, 귀향길로 인한 장시간 운전 등으로 스트레스와 긴장감에 시달리면서 어깨 결림이나 두통, 어지럼증, 무기력증을 동반한 명절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김승일 원장은 “특히 올해는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실직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어 직장인들의 명절증후군이 심해진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취미나 여가생활, 운동 등을 통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부부간 대화로 스트레스를 풀 것을 당부했다.
또한 어깨 결림이나 두통 등은 긴장에 의한 증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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