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소에서
버스 정류소에서
  • 승인 2018.01.2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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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서정호


들리며 묻혀가는 무참함에 대한

머뭇거림 잊어버리고 허수아비 춤을 춘다

훅 훅 솟구치는 매캐함에 신음하는 폐부

쓸리는 아스팔트 울부짖는 비명에도 둔한

너와 나는 썰물 되어 쓸려간다



꽁초는 시체여도 눈망울이 또렷하다

하루를 열어 소소히 흐르는 아침의 정경들

꽁초의 시력으로 확인하며

내면으로 흐르는 웃음에

소란한 마음 밭을 훑으며 가고 있다



매일 봐도 낯섦은

또 다른 하루가 되어 간단없이 다가서고

화면에 찍히는 길들여져 순한 데칼코마니 일상

삶은 무질서 속에 질서를 찾아 나선

하루를 옥죄는 나는 목 타는 실업자



선명한 색감 한 장의 수채화를 꿈꾸는

우리의 시선은 또렷하니 빛나

산지사방 흐르고 치솟고 날고 그렇게 떠난 다음

정류소 안내판을 보며

나는 어디로 갈까?



◇서정호 = 경남 의령 출생

만다라 문학 신인상 수상

한국시민문학협회 고문

시집 <외롭다 말하지 못하고> 발간



<해설> 인생은 고속열차를 탈 수도 있고 완행열차를 탈 수도 있다. 한데 누구나 자신이 정한 평탄한 곳으로 가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가기도 한다. 오늘도 우리는 어딘가로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게 하얀 희망이 기다리는 곳이던 슬픔이 녹아있는 진창길이던-. 그러나 때론 상실의 아픔이 우리 앞에 우뚝 서 있을 때가 있다. 그래도 삶은 ‘고중유락’이 있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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