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뽑고 정원 늘리고 점수 몰아주고…
미리 뽑고 정원 늘리고 점수 몰아주고…
  • 승인 2018.01.29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의 직장’ 채용비리 백태
전문대행기관 지정 운영
징계시효 3년서 5년으로
‘신의 직장’ 공공기관은 불합격자나 미리 내정된 수험생을 합격자로 포장하기 위해서도 ‘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 배수를 늘리거나 고위 인사의 지시로 위원회를 개최해 없어졌던 채용이 살아나기도 했다.

면접 위원이 아닌 고위 인사가 불쑥 면접장에 나타나 특정인에게 유리한 질문을 던져 높은 점수를 주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지적된 공공기관은 채용 전 과정을 완전히 공개하고 소규모 채용은 전문대행기관을 지정해 운영하는 등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채용 과정에 대한 내부 감사를 강화하고 주무 부처의 정례 점검과 조사도 더욱 엄중하게 하기로 했다.

29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점검한 275개 기관 중 257개 기관에서 총 2천311건의 지적 사항이 쏟아졌다.

인기 금융공공기관으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은 당초 채용 계획과 달리 채용 후보자의 추천 배수를 바꿔 특정인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은 서류 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해 특정인을 합격시켰다. 이후 면접전형에서는 면접위원 전원이 점수를 몰아줘 같은 사람을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아예 고위 인사의 지시로 특정인을 합격자로 내정했고 채용 절차는 형식적으로 운영됐다.

내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은 짜인 각본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들러리를 선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고위 인사의 지시로 면접 위원을 내부인으로만 편성한 뒤 특정인을 위한 단독 면접을 하기도 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항공안전기술원은 면접 위원이 아닌 고위 인사가 면접장에 들어와 특정인에게 유리한 질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 지적을 받았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고위 관계자의 자녀를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면접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줬고 한국석유관리원은 면접 점수를 내정 순위에 맞도록 변경한 사실이 밝혀졌다.

행정안전부가 특별점검한 지방 공공기관에서도 채용비리가 만연했다. 총 824개 지방 공공기관의 5년간 채용업무에서 적발된 비리는 489개 기관 1천488건이었다. 23건은 수사 의뢰하고 3건은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대구시설공단은 ‘관련 업무 3년 이상’이라는 경력직 요건을 채우지 않은 자를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센터장의 지시로 전 직장 출신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직원의 전직 직장 동료의 자녀에게 평가 때 최고점수를 부여해 최종 합격자로 만들었다가 수사 의뢰됐다.

정부는 비리 연루자를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퇴출하도록 하는 원칙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명문화할 방침이다.채용비리 관련 징계시효는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부정합격자는 앞으로 5년간 공공기관 채용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부정채용을 청탁한 고위직 등은 명단을 공개하는 안도 추진한다. 채용과정에 대한 기관 내부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정례 점검·조사도 강화한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