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유를 찾을 때가 아니다
아직 여유를 찾을 때가 아니다
  • 승인 2018.01.3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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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새로운 정부가 2년차에 들어섰다. 2018년을 시작하는 가계와 기업들은 다른 해보다 남다른 각오로 시작했다. 움츠러드는 경제는 최저 임금의 조정으로 물가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산업들은 새로운 산업패러다임의 도입을 망설이며 세계 경제를 관망하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뛰어들었겠지만 침체된 경기에 활기찬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어 쉽게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 트렌드를 따라가고 경쟁우위를 가져야 업계를 리드하며 수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런데 예측과는 다르게 느리게 움직이는 세계경기에 쉽게 투자의 용단을 내리기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산업의 구조조정을 해마다 들먹이지만 대대적인 조정은 하지 못하고 있다.

중장기적 안목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갈아타는 것이 발전의 고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부에서든 성장곡선의 생색내기에 바쁘니 전체적 조정과 시간, 재정이 드는 문제를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문재인 정부 역시는 성장곡선을 올리는 산업개발이나 경제발전 보다는 배분에 집중하는 신년 경제 운용계획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누구도 일어서지 못 할 거라는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의 경제를 이루어 냈다. 관과 민의 한마음이, 배고픔이 오늘을 만들어 냈다. 지금은 밥걱정하지 않고 살고 있나 물어보면 일부 계층은 그런 걱정이 없다. 하지만 다른 일부 계층은 아직도 생계가 힘든 숙제이다. 날로 벌어지는 사회 양극화는 중간계층을 점점 더 줄이고 있어 극과 극의 대비가 되고 있다. 중간층을 확보하고 계층간 이동이 원활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통로가 막혀 있다. 소득 3만 불 시대라며 여유를 찾고자 하지만 국민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중심의 경제와 소득수준에 걸맞은 삶의 질을 위한 신년 나라 경제 운용 계획이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괴리감을 가져온다. 안정, 공정, 균형의 계획 아래서 어떠한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인가.

세계 각국은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4차 산업에 경쟁우위를 갖고자 산업혁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득3만 달러가 종착점인가. 우리는 3만 달러 소득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여기서 멈출 것인가. 분명 아니다. 해마다 재정규모가 커지는 것은 우리 경제에 더 많은 열정으로 달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이다. 여기가 산 정상이 아닌 작은 언덕을 오른 것이고 앞으로는 더 높은 봉우리가 놓여 있음을 보아야 한다. 중장기 비전과 청사진이 있어야 이를 이루려고 달릴 수가 있다. 현재에 만족하며 있는 것을 소비하는데 집중하면 가지고 있는 것을 다 써버린 다음엔 어떻게 할 것인가.

점점 느려지는 세계경제기저는 기존의 이론과 논리도 저버리고 어떻게도 올라가지 않는 성장률을 올리고자 세계협정도 뒤로 하고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경제 돌리기에 혈안이다.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되는 규모의 경제대국도 이렇게 전투모드로 국내외 자국경제를 돌리기에 바쁜데 우리는 나눠주기에 올인하면 안 된다. 내수경제는 기대도 못하는 나라가 더 열심히 열정을 발산할 인프라를 방관하면 안 된다. 기간산업은 처음엔 비용이 많이 들고 구축에 시간이 걸리지만 온전히 돌아가면 안전한 수익망을 만들어 낸다. 누군가는 이러한 기반을 구축해야 그 기반 위에 산업이 가속도를 붙일 수가 있다.

인기에 영합하는 정부가 아닌 실질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하는 정부가 필요하다. 물론 인기도 필요하다. 하지만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실력이다. 실력이 없는데 인기만을 따라가면 거품이 걷히는 순간 적나라한 실체가 드러나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저돌적으로 세계 대국이 되기 위해 달리는 이웃의 중국을 보자. 그들은 제조업2020계획을 발표하고 경제리더들은 세계 주요 행사장에서 중국이 더 이상 과거의 중국이 아닌 규모와 기반이 탄탄한 나라임을 알리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인구와 경제로 달리는 그들을 보면 과거 민관이 하나가 되어 달리던 우리의 모습이 떠오른다. 세계 1위를 다투는 미국도 대통령이 나서서 성장을 위한 경제를 챙기는데 유독 우리만 안주하려는 모습이다. 우리는 여유를 찾을 때가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와 안보의 긴장도가 높은 지금 우리 역시 최대 마력으로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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