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병원들도 소방시설 엉망이다
대구지역 병원들도 소방시설 엉망이다
  • 승인 2018.01.3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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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세종병원의 대형 화재참사를 계기로 긴급 점검한 대구지역 병원들도 화재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지역 대부분의 대형 병원들이 지은 지 오래 된 데다 여러 차례의 증개축으로 인해 병원 구조가 직원조차 헷갈릴 정도로 미로와 같다는 것이다. 밀양시 화재 다음 날 발생한 대구 신라병원 화재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대구지역 병원의 화재 안전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구 신라병원 화재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놓고 대구지역 병원 전체가 화재에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신라병원과 세종병원의 운명을 가른 것은 방화문 폐쇄와 신속한 119 덕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종병원의 경우 열려있는 방화문이 유독가스 통로 역할을 했으나 신라병원에서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열려있던 방화문을 신속히 닫았다. 그것이 가스 확산을 막았고 환자와 의료진이 대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은 여러 차례의 증개축으로 건물구조가 복잡해 마치 미로를 연상시킨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외래 진료동을 중심으로 13개 동에 이르는 건물들은 이리저리 얽혀 있어 평소에도 환자나 방문객이 길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이나 16차례에 걸쳐 시설을 증축한 영남대병원, 17차례 증축한 파티마병원, 가톨릭병원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화재 발생을 가정하면 모두가 아찔하다.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8일 간 지역의 5층 이상, 연면적 4천㎡ 이상의 목욕탕 등 복합시설 22곳의 소방안전 시설을 점검한 결과 9곳에서 14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22곳 중 9곳이라면 거의 반에 육박하는 다중시설이 소방안전을 지키지 않고 있은 것이다. 지난해 2월과 8월에 실시한 대구지역 병원과 요양병원 소방안전 시설점검에서도 위반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지역 병원들도 역시 안전불감증이다.

방재 전문가들은 병원 등 다중시설에 대해 관련 법률을 개정해 소방안전 기준 강화하고 소방점검 대상이나 횟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소화설비 설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건축 시 불연재 사용을 의무화하며 대피공간을 확충하는 일도 시급하다 한다. 화재 예방 훈련을 강화하고 및 훈련교육을 내실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참담’이나 ‘송구’라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시급히 종합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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