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이후를 철저하게 대비해야
평창 올림픽 이후를 철저하게 대비해야
  • 승인 2018.01.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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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북한까지 참가한다. 지난 20일 IOC 주재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에서 개·폐막식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이 확정됐다. 북한의 출전과 응원단, 예술단이 평창에 오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 조성과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분단국가가 단일팀을 구성해 올림픽에 참가한 것은 1956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때 동·서독이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국가마다 하나의 올림픽위원회만 인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원칙에 따라 서독만 출전할 수 있었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반발은 공정한 선수 선발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올림픽 정신이라는 논리로 잠재웠다. 1964년 일본 도쿄 올림픽 때까지 동·서독 선수들은 같은 유니폼과 깃발 아래 행진해 독일인들에게 통일의 불씨를 지폈다.

남북한도 단일팀 구성을 위한 회담에 나선 사례가 있었다. 당시에는 IOC 가입을 바라는 북한이 더 적극적이었다. 1963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열린 남북 체육 회담에서 단가를 ‘아리랑’으로 정하는 한편 깃발은 IOC가 제시한 ‘오륜 마크 아래 KOREA 표시’에 동의했지만 단일팀 구성은 결국 무산됐다. 이후 1989년 남북 체육 회담에서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들어간 깃발에 합의하면서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개·폐막식 공동입장 때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한반도기가 휘날렸다.

근대 올림픽은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열린 이후 제1,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올림픽 개최가 취소됐다. 냉전시대에는 1980년 소련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반쪽 대회로 열렸다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북한 등을 제외한 동서 양 진영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당시 개발도상국이던 한국은 세계인들에게 경이로운 발전상을 보여주면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동서 화합의 물꼬를 트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동·하계 올림픽은 개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은 물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도 그동안 얼어붙었던 남북한 관계 개선과 꼬일 대로 꼬인 북핵 등 국제정세를 풀어나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참가와 한반도기 및 단일팀 구성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북한의 참가 목적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흐트러뜨리고 남남 갈등을 유발하는 데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저자세를 비꼬아 ‘평양 올림픽’이라고 색깔공세를 펴고 있는가 하면, 정부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라고 강력하게 반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10년 만에 어렵게 마주 잡은 남북의 두 손에 가슴 설렐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스포츠정신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진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쪽만 바라보고 달리다 보면 작은 부분은 넘어갈 수 있지만, 주위를 살피지 못하는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아니 간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 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남북대화 과정에서 그들의 의도를 잘 파악해 슬기롭게 대처해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없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올림픽 이후 예정된 남북 군사회담과 정상급 회담도 잘 준비해야 한다. 실타래처럼 엉킨 매듭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10년 만에 어렵게 되살린 남북 간의 해빙무드가 금세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

이 모든 논란을 넘어서 이번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반드시 치러내야 한다. 이왕 차려 놓은 잔칫상인 만큼 더 이상 과도한 논쟁은 삼가고 정부와 여야는 물론 국민 모두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으로 얼어붙은 한반도에 다시금 봄이 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는 우리의 ‘운명’이자,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한 문재인 정부에게 더욱 절실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림픽 이후에 전개될 남북한 문제와 북핵 등 산적한 현안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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