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에 ‘클러스터 소방서’ 만들자
소도시에 ‘클러스터 소방서’ 만들자
  • 승인 2018.01.3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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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우리는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무서운 질병, 각종 사고, 대기오염 등 헤아릴 수 없는 요인들이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재난사고다.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알 수 없다’고 깨우쳐 주는 성구가 떠오른다.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밀양 세종병원에서 일어난 큰 불로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단번에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면서 요즘 화재는 옛적과 다름을 실감케 한다.

사회적 재난은 누구의 책임일까? 그 사우나 시설에 가지 않고 그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더라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면 개인 탓이 되고 다중 이용시설 운영자가 관련법규를 위반하고 화재예방에 소홀했다면 그의 책임이다.

그러나 민간회사가 운영하던 세월호 참사가 대부분 정부책임이라고 결론 난 것을 보면 사상자가 많이 난 화재사건도 특정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화재는 제천 때와 달리 소방대원들이 빨리 출동하고 초기대응에 나서 화재가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다”는 말을 했다. 꼭 짚지는 않았지만 전적으로 병원에 문제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병원 측에서는 화재로 의사와 간호사가 사망했고 소방시설 기준에 맞춰 시설을 했으며 스프링클러 미작동이나 방화문 등 모두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책임 한계가 좀 모호하다. 병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화재보험까지 든 것을 보면 그래도 병원을 착실하게 경영하려고 애쓴 정황이 보인다.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내 탓이 아니다’라는 행태는 요즘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고질적인 적폐다. 어쨌든 사회적 대형 사고는 정부와 무관하다고 넘길 수만은 없다. 우리는 소방공무원을 징계하고 법규 위반했다고 건물시설 관련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화재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수차 봐 왔다.

장관이나 총리가 나와서 앞으로는 절대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똑 같은 모습과 대통령의 눈물 장면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재난사고를 근절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의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임기응변의 얕은 쇼맨십으로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정치관련 적폐 찾는 일에 국가력을 소모하지 말고 우리 생활 밑바닥에 깔려있는 케케묵은 적폐를 없애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적폐는 다양한 인간적·사회적 관계에서 켜켜이 형성된다. 제천과 밀양의 대형화재는 소도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다.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중이용 시설은 땅 값이나 사회적 수요, 자연환경 입지 등을 고려하여 대도시를 접하고 있는 근교나 도시와 시골 형을 믹스한 소도시에 건립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병원, 노인요양원등 의료사회복지시설이 이에 속한다. 이런 시설들은 투자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저의 법 허용기준에 맞도록 건축을 하거나 시설 투자를 하기 십상이다. 앞의 두 화재 예를 보면 유추할 수 있다. 소도시의 소방서가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소방기구와 잘 훈련된 소방인력으로 화재에 즉각 대응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도시와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두 화재의 경우 희생자가 많이 난 것은 유독가스 때문이라고 쉽게들 말하고 있다. 화재가 나면 유해가스가 나오는 것은 필수인데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유독가스 때문에 손을 못 쓴다는 것은 국민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정부 차원에서 유독가스 인명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불이 나면 속수무책으로 소방서만 믿는 것이 우리들이다. 여건 상 도시보다 농촌형 소도시에서 화재 등 재난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붙박이 인구는 줄어드는 대신 노령화, 치매환자 등의 급증으로 다중이용시설이 늘어나고 레저시설도 많기 때문이다. 전국의 소도시에 현대화된 소방·방재시설, 전문화된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보자. 인근 몇몇 지역의 소방서와 연계하여 재난방재 기술교류와 상생을 위한 ‘클러스터 소방서’를 만들자. 도시에 버금가는 강한 소방서가 될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 소방대원만을 탓하지 말라. 그들의 생명도 중요하고 딸린 가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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