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가상화폐 거래…뿔난 투자자들

까다로운 신규계좌 개설
“사실상 공급 중단” 불만
‘가두리 장세’ 枯死 불안감
“총선때 보자” 실검 항의도

지난 30일부터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시행된 가운데 까다로운 신규계좌 개설 절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또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31일 한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총선때 보자’는 항의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랐다.

31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 및 투자자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발표에 따라 지난 30일 ‘가상통화(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됐다.

신규거래 계좌 발급은 기존의 가상계좌를 가진 투자자에 한정돼 있고 최초로 신규 가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다 업비트(기업은행), 빗썸(농협 등)등 가상화폐거래소는 지정된 은행이 있어 기존 가상계좌를 가진 투자자들이 해당 은행과 거래가 없을 경우 신규로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대구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은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 입금을 하려면 기업은행 통장을 만들어야 하며 통장개설시 가상화폐 투자목적은 발급자체가 안되고 직장인들은 재직증명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직장인들은 재직증명서라도 제출하면 되지만 주부나 학생 등 수입원이 없는 사람은 신규계좌개설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존 투자자를 비롯해 신규자금 투입을 준비하던 예비 투자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새로 도입된 제도가 신규자금 유입에 대해 지나치게 제한적인 방식이어서 속칭 ‘가두리 장세’를 만들어 가상화폐 투자자를 고사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은행권 등에서 국내 4개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를 제외한 중소 가상화폐거래소의 경우 신규계좌 개설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어 중소거래소를 이용하는 약 80만명의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더해서 1주일 전부터 일부 언론에서 31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정부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져 당일 오전 가상화폐주들이 급락한 가운데 오후 들어 정부 발표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조모(여·29·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시장 규제를 언급한 뒤 거래가격이 최고점에서 최대 70%까지 떨어졌고 기존 투기꾼들이 신규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를 팔고 발을 뺄 거라는 소문이 도는 상황인데 계좌 개설까지 어려우면 누가 새로 투자하려고 하겠냐”며 “이런 식이면 기존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손을 뗄 것이고 가상화폐 시장은 점차 죽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모(33·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두고 폐지를 검토하니 투기꾼이라는 등 막말과 오락가락 정책을 펴면서 손실이 70%대”라며 “궁극적으로 투자든 투기든 개인의 책임인데 정부 당국자의 말에 따라 급등락을 해 손실을 본 것이 너무 화가난다”고 말했다.

한편 31일 기획재정부는 “당초 가상통화 대책 발표를 계획한 적이 없고, 발표할 계획도 없다”며 부인하자 이날 오후1시께 한 포털사이트에는 ‘총선 때 보자’는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가상화폐 거래자 300만명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 실험대상도 아니고 정부 당국자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손실폭이 커지면서 선거때 반드시 투표를 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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