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정규직화보다 차별해소가 더 급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보다 차별해소가 더 급하다
  • 승인 2018.01.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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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행정학박사)


정부는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및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정부 및 공공기관부터 경쟁적으로 일정규모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또한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정규직화에 따른 세제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독려하고 있다.

민간 기업은 원가절감이라는 미명하에 그렇다하더라도,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정부와 공공기관은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그 동안은 왜 소극적으로 대처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원래 비정규직은 기업에서 아웃소싱을 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꼭 필요한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정규직과 일정부분 차이를 두고 필요할 때 활용하는 인력 운용방식의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작은 정부 및 경영의 합리화라는 미명아래 저비용으로 인력을 활용하는 제도로 악용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비정규직의 확산은 결국 고용불안과 저임금으로 우리의 고용시장과 근로자들의 삶을 불안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그 규모가 급증하여 전체 근로자의 1/3수준을 넘어서는 등 비정규직이 남용되고 이들에 대한 차별대우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문제화 되었다.

따라서 비정규직들을 보호하기 위해 소위 ‘비정규직법’ 즉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노동위원회법’ 등 비정규직 보호와 관련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모든 법률이 그러하듯 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정부에서 아무리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는 하나 이를 운영하는 기관이나 기업에서 법의 허점을 이용함으로써 비정규직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 정부들보다 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에서 아무리 강제하여도 비정규직을 전부 정규직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이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한 기관에서도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과 전환되지 못한 비정규직 사이에 차별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를 빌미로 대량해고가 일어나고 있다고도 한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도 정규직 전환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130명의 ‘초단시간 사서’(도서관 업무 보조원)들에 대해 사업종료를 이유로 추가계약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심의 대상 4276명 가운데 21.3%인 912명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였다.

이와 같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최우선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랜 비정규직 생활을 한 바 있는 필자 또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매우 환영하는 바이지만 비정규직 문제 완화 방법으로는 앞뒤가 바뀐 것 같다. 또한 일부 학자들도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우리도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비정규직 문제 해소 방법은 무엇보다 먼저 동일노동 동일보수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강력하게 규제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187만2천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막론하고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동일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이 주어지도록 한다면 굳이 비정규직을 활용할 이유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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