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건강한 사람에게 맡기자
걱정은 건강한 사람에게 맡기자
  • 승인 2018.02.0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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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지난 12월, 송년회를 하며 즐겁게 웃던 지인이 아프다는 연락을 받았다. 난소암(癌)4기로 암이 몸 이곳저곳으로 전이가 되었다고 한다. 만나지 않으려는 그녀를 겨우 설득해 필자의 아내와 평소 친하던 몇몇이 며칠 전 만나게 되었다. 원래 밝은 성격이라 괜찮다는 듯 웃으려 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슬픈 눈빛으로 변해있었다. 불과 한 달 만에 그는 TV드라마에 나오는 사람처럼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와 목도리를 하고 있었다. 항암치료가 얼마나 독했던지 눈썹과 머리칼이 모두 빠져 버렸고 그녀의 몸은 약해져 있었다. 죽음의 두려움보다 앞으로 받아야 할 항암치료의 고통이 더 두렵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이 아파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힘내라는 말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을 상황이었다.

헤어지고 난 뒤 다음날 전화로 그녀와 다시 연락을 했다.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걱정은 건강한 사람들한테 맡기고 그대는 병 낫는 데만 신경을 쓰라”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이 건 나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녀가 어떻게 해서든 이 고비를 넘기고 다시 웃는 모습으로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한 말이었다. 자녀 걱정도 말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에 대한 걱정도 말고 슬퍼하는 것도 남에게 맡기라 말했다. 그리고 그대는 이것에만 전념하라고 얘기했다. 병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고, 몸에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집중하라고 전했다. 걱정, 슬픔은 좀 더 건강한 우리에게 넘겨 달라고 전했다.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지면 몸은 더 약해진다. 자기 한 몸 추스르는 것도 힘든 사람이 걱정까지 감당하는 것은 무리다. 역할을 나눠서 걱정은 건강한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이제 그녀의 걱정을 나와 아내가 대신하기로 했다. 그녀가 힘든 치료를 잘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기로 했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픈 그녀를 위해 걱정을 대신해 주는 것이었다.

필자는 강의를 주로 많이 하지만 상담을 요청해 오는 사람이 있으면 상담도 한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모두 실제 있는 일보다는 걱정 때문에 더 걱정인 경우가 많다. 정말 걱정거리가 넘쳐나는 힘든 세상이다. 삶에 대한 걱정, 배우자 걱정, 자녀 걱정, 직장 걱정 등 걱정이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교회에서는 힘든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도저히 자기 스스로의 힘으론 감당이 되지 않을 때 교회에 나가 무릎 꿇고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기도를 드리게 된다. 그러면 한결 편하다. 하나님이 자신의 걱정을 모두 들어주시고 해결해 주실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기도가 바로 걱정을 하나님께 맡기는 행위인 것이다. 온전히 맡기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짐을 경험한다. 이렇게 자신의 문제를 많은 사람에 부탁하는 것을 ‘중보기도’라 한다. 중보 기도란 자신의 기도 제목을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 나대신 기도를 해주십사 부탁 하는 것이다. 중보기도를 많은 사람에게 부탁하고 나면 자신의 문제는 한결 가벼워진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함께 해주는 기도로 힘 또한 얻게 된다.

필자 또한 어떤 어려운 문제가 생겨 해결 하다 하다 더 이상 안 될 때,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힘이 들 때, 그래서 도저히 혼자 감당 할 수 없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기도를 부탁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걱정을 나보다 마음이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맡겼던 것이다. 나는 지칠 대로 지쳐서 마음이 더 약해지면 안 되니 당신들이 대신 걱정을 해달라고 기도를 부탁했었다. 그러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짐을 경험했었다.

문제가 꼬일 대로 꼬여 복잡해지면 문제가 잘 해결 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 마음까지 힘들면 그 일을 더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서 힘든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 상황은 상황대로 해결하고 감정은 감정대로 해결해야한다. 그렇듯 힘든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은 본인이 해결해보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걱정을 남에게 맡길 필요가 있다. 이것이 분리의 기술이다. 걱정은 좀 더 건강한 사람에게 맡겨버리고 자신은 해결할 방법을 빨리 찾아보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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