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확산되는 대구·경북 미투운동
급속히 확산되는 대구·경북 미투운동
  • 승인 2018.02.0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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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사건 폭로를 계기로 불이 붙은 ‘미투 운동’이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 발 미투운동이 정계와 문화계는 말할 것도 없고 대구·경북 등 지역으로까지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것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등 성범죄 사건이다.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가 여성과 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전환시키는 혁신적 계기가 돼야 하겠다.

지난 1일 대구지검 앞에서 대구경북 여성단체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구지부 등 50개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운동의 상징인 하얀 장미를 뿌리며 미투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해 구의원 간 성추행 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던 대구 수성구의회의 정애향 의원도 이번에 실명을 밝히고 미투운동에 동참했다. 최윤희 전 경북도의원 등도 자신이 당했던 성추행을 폭로하는 등 경북지역 곳곳으로도 미투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성추행 사건은 우리 지역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도 경북도 산하 공기업이나 대구은행, 지역 농협 등이 직장 내 성추행 사건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이처럼 성범죄가 지역이나 직종을 가리지 않고 사회의 곳곳에 만연해 있다. 상담자의 약 70%가 성범죄 피해라는 것이 대구여성회의 통계 결과이다. 인권운동연대는 6일 수성경찰서에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러 갔던 여성이 오리혀 경찰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성추행을 비롯한 성범죄 가해자는 하나같이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을 하거나 ‘내가 만약 그랬다면 죄송하다’는 변명으로 일관한다. 서지현 검사의 경우도 그렇고 지금 문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피해 사건도 그렇다.

그러나 피해자가 당하는 고통은 당해보지 않는다면 상상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심한 모멸감과 수치심 등으로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번 미투운동을 계기로 남성들의 성 인식에서 일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이 별다른 범죄의식 없이 여성에게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벼운 말 한 마디도 성범죄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여성을 비하하는 사회풍조도 바뀌어야 한다. 성범죄를 가볍게 보아 넘기는 경찰이나 사법기관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도 대대적인 성범죄 예방 교육과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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