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향토 선수들 ‘금빛 질주’ 힘찬 시동
대구·경북 향토 선수들 ‘금빛 질주’ 힘찬 시동
  • 이혁
  • 승인 2018.02.0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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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수술에도 태극마크 단 ‘제2의 안현수’
‘불굴의 사나이’ 쇼트트랙 임효준
순발력·기술·스피드 ‘세 박자’
부상 딛고 대표선발전 1위 차지
500m·1500m 등 전 종목 출전
부부·자매·동창…‘찰떡 호흡’ 김 시스터즈
‘전원 경북체육회’ 컬링 대표팀
韓 매스스타트 기대주 우뚝 …‘金보름’ 될까
한국 선수단 메달 유력 종목
총 15명 중 7명이 가족 관계
컬링 대표팀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자대표팀 임명섭 감독, 성세현, 김창민, 오은수, 이기복, 믹스더블 대표팀 이기정, 장반석 감독, 장혜지, 여자대표팀 김초희,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민정 감독.

임효준
임효준
김보름
김보름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9일 개막하는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 및 소속 국가대표선수들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구·경북 지도자와 선수들은 빙상(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과 컬링 종목에 총 17명이 출전한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가장 확실하게 꼽고 있는 메달 유망종목인 컬링은 전체 15명의 선수 모두가 지역 실업팀인 경북체육회 소속 선수들로 대표팀이 꾸려졌다.

쇼트트랙 종목은 한국의 효자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여자 대표팀만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동성과 안현수 등 ‘스타플레이어’가 사라진 뒤 남자팀의 금빛 승전보는 예전만큼 쉽게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다르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팀의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불굴의 사나이’ 임효준(22·한국체대)이 있다.

임효준은 대구 계성초를 졸업, 경신중학교 시절 오륜중으로 전학한 뒤 동북고를 거쳤다. 현재 한국체대 재학 중이지만 임현준은 대구가 낳은 엄연한 지역 출신 스타다. 임효준의 장점은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스피드와 뛰어난 기술. 전성기 시절 ‘제2의 안현수’라는 호칭을 얻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임효준의 마음고생은 극심했다. 재능과 기량을 겸비했지만 중요한 시기마다 부상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

허리, 발목, 정강이, 손목 등 수술대에 오른 것만 무려 7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효준은 지난해 4월 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영광을 안았다. 당시 빙상계에서는 임효준의 깜짝 등장에 ‘괴물의 등장’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단거리와 장거리에 상관없이 모두 능하다는 평이다.

임효준은 이번 올림픽에서 500m와 1천m, 1천500m, 5천m 계주 등 쇼트트랙 전 종목에 출전한다. 임효준은 “여자 대표팀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남자 대표팀이 주목받도록 하겠다. 어렵게 오른 대회인 만큼 할 수 있으면 전종목을 석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임효준의 첫 출전 경기인 1천500m전은 오는 10일 오후 9시 28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 막내이자 떠오르는 샛별 황대헌(19· 안양 부흥고)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오른 서이라(26·화성시청)와 빙상장을 누빈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또다른 볼거리는 ‘새로움’이다. 올해부터 새롭게 추가된 매스스타트는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이다. 여기에 임효준에 이어 또다른 대구 출신의 스타 김보름(25·강원도청)이 이 종목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김보름은 2010년 대구 정화여고 시절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김보름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홀로 서울행을 택했다.

다행히 좋은 성과를 냈다. 2011년 알마티(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 3천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3년 후 2014년 소치올림픽 3천m에선 13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좋았던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릎 부상으로 5천m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팀 추월마저 8위에 그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김보름은 매스스타트로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5~2016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보란듯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보름의 재능은 2016~2017시즌 폭발했다. 금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곁들이며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번 올림픽에서 ‘뜻밖의 변수’도 생겼다. 김보름은 여자 3천m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예비 2순위로 출전권을 따지 못했던 여자 3000m에서 러시아의 올가 그라프가 평창행을 포기, 한 명도 출전권을 따지 못한 우리나라에 우선권이 주어졌다. 이로 인해 김보름의 출전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 출전 여부에 대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최종 결정은 개막일인 9일에 발표된다.

김보름은 오는 19일과 21일 오후 8시 팀 추월, 24일 오후 8시 매스스타트 경기에 나선다. 쇼트트랙 출신인 김보름이 장점을 최대한 살려 ‘금보름’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에 임효준과 김보름이 있다면 경북은 컬링팀이 있다. 컬링 팀은 전원이 ‘경북체육회’소속이다. 경상북도의 자랑거리다.

지난해 5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경북체육회 소속 컬링팀이 남자·여자·믹스더블(혼성 2인조) 종목 모두 정상을 차지,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었다.

임명섭 감독이 이끄는 남자부에는 김창민(34·의성), 김민찬(34·대구), 성세현(29·구미), 오은수(26·구미), 이기복(24·춘천)이 출전한다.

여자부는 김민정 사령탑 아래 김은정(29·의성), 김영미(28·의성), 김선영(26·의성), 김경애(25·의성), 김초희(23·서울)로 구성됐다.

모두 김씨 성을 가졌다는 데서 팬들 사이에서는 ‘김 시스터즈’라 불린다.

장반석 감독이 이끄는 믹스더블은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된 종목이다. 이기정(24·춘전)과 장혜지(22·의성)가 호흡을 맞춘다.

컬링은 빙상위의 ‘체스’다.

고도의 집중력과 함께 치열한 심리전이 동시에 수반되기 때문. 팀원간의 호흡과 협동이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 한다.

컬링의 또다른 명칭은 ‘가족스포츠’로 일컬어진다.

종목 특성상 서로 간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가족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 우리나라도 대부분이 그렇다. 남자·여자·믹스더블팀 15명(지도자 3·선수 12) 중 7명이 가족 관계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라만 봐도 속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찰떡 호흡’, 이번 대회에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자 대표팀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컬링 팀 중에서도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이다.

여자 컬링팀은 지난 1월 캐나다 앨버타주 캠로즈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 메리디안 캐나다 오픈 그랜드슬램’플레이오프 8강전에서 강호 캐나다(세계 1위)를 꺾고 그 여세를 몰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여자팀은 오는 15일 오전 9시5분 캐나다와 강릉컬링센터에서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오후 8시 5분 일본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남자 대표팀(16위)은 14일 오전 9시 미국과 격돌, 오후 8시 5분 일본과 붙는다. 믹스더블팀은 올림픽 개최 하루 전날인 8일 우리나라 첫 주자로 나서 핀란드를 9-4로 꺾었지만 중국과의 대결에서 7-8로 아쉽게 패했다.

믹스더블 팀은 9일 오전 8시 35분 노르웨이전을 시작으로 금빛 사냥에 나선다.

컬링은 각각 10개국이, 믹스더블엔 8개국이 출전한다.

참가팀이 한 번씩 모두 맞붙는 풀리그전 방식으로 예선을 치르고 상위 4팀이 준결승에 오른다.

이상환·윤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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