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문재인 정권의 대구 푸대접-대구는 뭘 먹고 살라꼬?
[윤덕우 칼럼] 문재인 정권의 대구 푸대접-대구는 뭘 먹고 살라꼬?
  • 승인 2018.02.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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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주필 겸 편집국장)

설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모두들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을 찾는다. 설 명절은 즐겁지만 대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동대구역에 내려서 대구의 전경을 보시라. 변한 게 없는 도시다. 동대구역사 앞 광장이 생겼으니 변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먹고 살게 없는 도시, 대구.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대구의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가 없어 매년 1만 명 이상이 떠난다. 얼마 전 계산오거리 커피원두를 볶아 파는 가게 앞 거리전광판에서 ‘밤이 고즈넉한 도시, 대구’라는 광고를 봤다. 며칠 뒤 그 전광판은 꺼져있었다. ‘밤이 고즈넉한 도시, 대구’. 그런 표현은 한적한 시골마을에나 어울린다. ‘대구의 밤’을 표현할 말이 얼마나 없었으면 그렇게 얘기했을까. 시민 우민화 교육도 아니고. 참 안타깝다.

솔직히 표현하면 대구는 ‘불 꺼진 도시’다. 대구의 밤. 범어네거리와 반월당네거리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인적이 드물다. 대구 남구는 더더욱 적막강산이다. 아녀자들은 밤에 다니기 무섭다고 한다. 택시기사들은 동대구역에서 밤에 외지 손님을 태우면 “왜이리 어둡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때는 듣기 거북한 ‘고담도시’라는 얘기도 나왔다.

TK 출신 대통령이 5명이나 되지만 대구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다른 지역에서는 대구가 정권혜택을 아주 많이 본 줄 안다.천만의 말씀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에는 출신지역보다는 다른 지역 눈치보고 달래기에 바빴다. 수조원이 투입되는 주요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은 다른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됐다. 수십년 누적된 역차별의 결과가 지금 초라한 대구의 모습이다. 대구는 전국 3대 도시에서 5대 도시로 전락했다.

이제 대구는 더이상 역대 대통령을 많이 배출했다는 자긍심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 지역발전은 소외됐지만 그 시절 권력주변에서 온갖 호사를 누린 TK출신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은 많다. 주로 지역 명문고 출신들이다. 지역경제는 추락해도 정치인들은 벼슬놀음하기 바빴다. 대구시 공무원들은 윗선에 부탁해서 전화 한통이면 해결되던 시대도 있었다. 그 버릇이 아직 남아있어서 대구시 공무원들은 여전히 복지부동이란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경제는 엉망이라도 공무원들 월급은 꼬박꼬박 잘 나온다. 대구경제가 어려워도 공무원은 하나도 아쉬울 게 없다.

대구는 전국에서도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강행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죽을 맛이다. 그 직격탄을 맞은 곳이 바로 대구다. 월급 못줄까 걱정하고, 알바비 부담돼 걱정하고, 망할까 걱정하고, 하루하루가 걱정이다. 서민들은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설상가상으로 정권이 바뀌니 대구시 주요사업은 제대로 되는 게 하나 없다.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다. 대구시는 대구를 먹여 살릴 서대구KTX역~달성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총 연장 34.2km의 대구산업선 철도를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지역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대구산업선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퇴짜를 놓고 있다. SOC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는 어쩌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보면 더욱 그렇다. 정권에 잘 보이면 해줄 수도 있고, 밉보이면 안 해 줄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1월 10여년 동안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지부진하던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 송정~목포)노선에 무안공항 경유노선을 즉각 추진키로 했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 취임 6개월 만에 전격 추진됐다. 장기간 미뤄왔던 경제성 없다던 사업이 어떤 연유에선지 극적 반전됐다.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20년 착공, 2025년 개통될 예정이다. 해당지역민들은 숙원사업이지만 경유노선이 거의 ‘ㄷ’자 형태여서 타 지역에서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다.

호남 출신 정치인들은 수십년동안 한결같이 ‘앓는 소리’를 하며 대형SOC사업 추진 등 호남살리기에 바빴다. 무안공항 경유노선 추진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다. TK출신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뭐했는지 묻고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탕평인사’도 공염불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보면 TK출신 고위직 인사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말고는 알 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 요즘 실세들은 부산이나 호남 출신들이 많다. 항간에는 TK출신이면 거의 고위직 인사에서 열외라는 소문도 들린다.

이제 대구는 대한민국 변방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구는 뭐 먹고 살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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