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놀이 대신 영화관람·여행…희미해진 설풍습
전통놀이 대신 영화관람·여행…희미해진 설풍습
  • 정은빈
  • 승인 2018.02.18 16: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윷놀이·연날리기 드물고
한복 착용도 갈수록 줄어
설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한복을 입고 윷놀이,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즐기는 설 명절 풍습의 자취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16일은 민족 최대명절 설이었다. 15세기 말 성현이 지은 ‘용재총화’ 등 문헌에 따르면 신라시대부터 섣달 그믐날(음력 12월 말일)은 ‘까치설날’이라 불렸다. 설이 되면 사람들은 설빔을 입고 이웃과 친지 등을 찾아 인사를 나눴다. 바쁜 정초 대신 전날 세배를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조상들은 새해 신수를 점쳐보기 위해 설날 윷점이나 오행점을 치고 놀았다. 아이들은 보름날까지 연날리기를 했다. 연날리기 마지막에는 한 해 액을 날려 보낸다는 의미에서 줄을 끊어 연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이 같은 설 명절 문화는 지금껏 전해 내려오지만 형태는 조금 달라졌다. 설날 한복을 차려입는 등 일부 명절 풍습은 사라지는 양상이다.

대부분 명절에도 활동하기 편한 사복을 입고 일부 젊은이는 ‘한복 원피스’ 등 현대식 한복을 선호하는 등 전통 한복 착용은 꺼려지는 추세다.

김지해(29·대구 수성구 지산동)씨의 경우 지난 2016년까지 설날 한복을 입었지만 지난해부터 사복을 착용, 올해도 셔츠와 면바지 등 사복을 입고 친척집을 찾았다.

지난 16일 한자리에 모인 김씨의 친척은 모두 10명.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모두 설날 한복을 입고 만났지만 한복 착용자는 매년 줄어 올해는 고작 4명이 한복을 입었다.

김씨는 “장시간 한복을 입고 활동하는 것이 불편해 한복 착용을 꺼리게 된다”며 “일 년 중 설과 추석 명절 이틀간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주고 한복을 구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윷놀이나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흔하지 않다. 반면 함께 영화를 관람하거나 여행을 가는 식으로 연휴를 활용하는 가족은 늘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15~18일 4일간 대구공항 이용객은 3만5천여 명으로 역대 설 연휴 이용객 중 가장 많았다.

정종희(여·42·대구 달서구 도원동)씨는 설 당일 오후 조카 3명과 영화관을 찾았다. 정씨는 “차례를 지낸 뒤 조카들이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어 함께 영화 볼 것을 제안, 영화관을 찾았다”며 “예전에는 윷놀이를 하면서 오후를 보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모습들이 사라져 명절 느낌이 제대로 안 난다. 점점 명절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