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1-6…5경기 전패
올림픽 첫 단일팀 기록 남겨
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을 이룬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여정을 마감했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20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웨덴과 7∼8위전에서 한수진이 만회 골을 넣는 등 분전했으나 1-6(1-2 0-1 0-3)으로 패했다.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올림픽에서 아시아 외의 국가를 상대로 첫 골을 터트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B조 조별리그 3경기에 이어 5∼8위 순위 결정전 2경기에서도 모두 패한 단일팀은 이로써 5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2득점, 28실점의 초라한 성적표지만, 남북의 자매가 하나가 돼 투혼을 발휘하던 모습은 그 자체로 금메달감이었다.
세계 22위인 한국, 25위인 북한으로 이뤄진 단일팀이 힘을 모으고 뜻을 합해도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9위)과의 현격한 실력 차이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림픽 첫 출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전한 결과다. 일본은 1998년 나가도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결과는 5전 전패에 2득점, 45실점이었다.
단일팀이 결정된 것은 지난달 22일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대표단이 모여서 합의에 이르렀다.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총 35명으로 올림픽 사상 첫 남북단일팀 선수단이 꾸려졌다.
북한의 황충금은 개회식 남북 공동 기수로 등장했다. 남북의 에이스인 박종아와 정수현도 개회식 성화 봉송에 깜짝 등장해 성화를 맞잡고 높고 긴 계단을 올라간 뒤 최종 주자인 ‘피겨 여왕’ 김연아에게 성화를 넘기며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단일팀은 지난 14일 일본전에서 랜디 희수 그리핀이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넣었다.단일팀은 남북 선수 가릴 것 없이 뜨겁게 부둥켜안았다.
영국 BBC는 “아름다운 골이 아니라 역사적인 골이다. 한 골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남북 단일팀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숨 가쁘게 달려온 단일팀의 여정도 막을 내렸다.
1991년 탁구와 축구 납북 단일팀이 그랬던 것처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두고두고 역사에 남을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북한 선수들도 곧바로 떠나지 않고, 선수촌에 머문 뒤 25일 대회 폐회식에 참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