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늘고 무기력, 혹시 계절성 우울증?”
“잠 늘고 무기력, 혹시 계절성 우울증?”
  • 남승렬
  • 승인 2018.02.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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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우울증과 달리 식욕 늘어
남성보단 여성, 30대에 빈발
빛 치료 통해 80%는 호전 가능
일조량 줄어든 겨울 햇볕쬐기로
멜라토닌 줄이고 세로토닌 늘려야
김희철교수
김희철 동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그녀는 추워 보인다.” 이 말을 들으면 우리는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대게 두 가지 경우일 것이다. 날씨가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습, 아니면 표정이 어둡고 우수에 젖은 모습. 이와 같이 우리는 날씨나 계절을 사람의 기분 상태와 비교해서 흔히들 표현하곤 한다. 실제로 사람의 기분 상태는 계절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특별히 우울증이 계절에 따라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보통 봄이 오면 기분이 괜히 들뜨는 것 같고 가을, 겨울이 되면 기분이 쳐지고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봄에 우울해지고 가을에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매년 특정 계절에 우울증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전형적인 우울증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우울한 시기에는 식욕이 오히려 증가하고 잠이 많아지며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이 생겨 식탐이 생기고 체중이 늘어난다.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며 사람들을 만나기 싫어하는 것은 보통의 우울증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경우가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계절성 우울증의 유병률은 전인구의 0∼10%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계절성 우울증 환자들의 약 70∼80%는 여자이며, 연령층은 30대가 가장 많다. 일반적으로 적도에서부터 멀어지는 지역, 즉 위도가 높을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기분 상태가 계절적인 변화를 보이는 것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이 있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요인은 햇빛의 조사량(일조량)이다. 추분을 기점으로 해서 다음해 춘분이 돌아오는 반년간은 밤이 낮보다 길어져 햇빛을 받는 시간이 줄어들고 이것이 생체 내에 변화를 주어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겨울형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위적으로 강한 빛을 쪼이면 약 80%는 상당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치료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계절적인 변동을 보이지 않는 일반 우울증 환자들은 빛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다.겨울형 우울증이 빛 치료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우울 증상의 원인이 멜라토닌 분비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인간의 성행동, 수면, 기분 등을 조절하는데, 이 물질은 여러 가지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분비가 조절되며 그 중 햇빛도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햇빛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여 멜라토닌에 의한 과수면, 피곤함, 우울증 등을 호전시킨다는 이론이다.

빛 치료의 효과를 설명하는 또 다른 이론은 밝은 빛에 노출되면 세로토닌의 생성이 증가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생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럽 사람들, 특히 영국인들은 1년 중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빛만 발견되어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광욕을 즐긴다.

이는 우울증을 이겨 보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도움말=김희철 동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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