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담은 사랑의 세레나데로 열도를 달궜죠”
“한국 美 담은 사랑의 세레나데로 열도를 달궜죠”
  • 대구신문
  • 승인 2018.02.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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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한류 클래식 붐’ 일으킨

대구 부부 성악가 안예리·강련호

소프라노 안예리·바리톤 강련호

앙상블 함께 활동하며 인연 맺어

기획사 ‘일루소보체’ 공연 참여

부부 성악가로 日 무대 첫 진출

공연마다 각기 다른 레퍼토리

섬세한 매너로 고정팬 확보도

나고야 음악제·TV 출연 계획

“대구 음악 매력 적극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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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신 부부성악가 안예리와 강련호는 지난 1월 일본 단독 공연을 7회 무대에 올리고 열성팬을 확보했다. 향후 이들의 일본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공연후 일본 관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프라노 안예리(24)와 바리톤 강련호(33)이 무대에 올라 열창하자 객석에서 탄성이 흘렀다. 오페라 아리아와 뮤지컬 넘버, 그리고 팝송까지. 풍부한 성량이 장르를 넘나들며 무대를 휘감아 돌자 객석이 썰물 같은 감동으로 넘실댔다. 한국의 클래식이 일본에서 K-POP 한류에 이어 또 하나의 한류로 성장할 가능성을 직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일본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비바(VIVA) 스튜디오에서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총 7회의 콘서트를 가졌다.

강련호가 일본 무대의 기억을 떠올리며 먼저 말문을 열었다. “관객들이 공연이 끝나고 아티스트가 차에 올라 공연장을 떠날 때까지 따라다니며 환호를 보내주었죠. 한류 가수도 아니고 생소한 한국의 클래식 성악가인데도 그처럼 열광적으로 반응해 놀랐어요. 한국과 다른 새로운 문화를 보았다고 할까요?”

안예리도 일본 관객들의 순수한 팬심에 매료되기는 마찬가지. 7회 전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눈에 띄었고, 단 7회의 공연으로 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로 여성관객들이 많았는데, 클래식 창법으로 클래식과 뮤지컬, 팝송을 듣는 것에 매우 만족해 했어요. 노래의 품격을 높였다며 기꺼이 저희 팬이 되어 주셨죠.”

K-POP에 이어 ‘K-클래식 한류 붐 조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일본 공략에 나선 안예리와 강련호가 나란히 한 무대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노래했을 때 유독 객석의 반응이 컸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들의 세레나데에는 노래를 위한 단순 감정 이입 이상이 담겼기 때문. 굳이 설정하지 않아도 두 성악가의 세레나데는 사랑 그 자체였다. 왜냐면 이 두 성악가는 결혼 1년차의 달달한 신혼부부이기 때문이다. 부인인 안예리가 이번에도 거들었다.

“저희가 이번 공연을 통해 일본에서 부부 콘셉트로 일본에 진출한 최초의 성악가가 됐어요. 부부성악가로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선점했죠.”

강련호와 안예리는 대구 출신이다. 대구를 주 활동 무대로 서울과 일본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진출은 엔터테인먼트 ‘일루소보체’ 기획콘서트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에 일루소보체 소속 성악가가 됐다.

‘일루소보체’는 K-POP에 이어 K-클래식, 팝페라, 뮤지컬 음악 중심의 일본 한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기획사다. 강련호, 안예리는 그 중 한 팀인 ‘페도라 솔리스트 앙상블’ 팀에 소속됐다. 일루소보체 소속 일본 무대 공략 팀에는 페도라 외에도 남성 3인조 팝페라그룹 포엣(POET)과 뮤지컬 배우 김이삭 너목보의 방세진 등이 있다.

‘페도라 솔리스트 앙상블’ 팀에는 안예리와 강련호와 함께 11명의 성악가가 소속되어 있다. 안예리와 강련호가 부부인 점에 착안해 소속사에서 부부성악가로 이 둘의 무대를 기획했고, 지난 1월 일본에서 단독 7회 공연을 올렸다. 남편인 강련호가 일본 진출 과정을 떠올리며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난 일들을 설명했다.

“일루소보체 팀장으로 근무하는 지인이 기획사에 문을 두드려 보라는 권유가 있었어요. 다행히 잘 됐죠.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갔어요. 저희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죠.”

안예리와 강련호가 부부의 연을 맺기까지는 음악이 매개가 됐다. 강련호는 계명대 성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안예리는 경북대학교 음악학과 출신이다. 둘은 대구에서 같은 앙상블팀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사랑을 키웠다.

“남편이 저를 먼저 좋아했고 고백도 먼저 했는데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구애를 하는 남편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져서 저도 좋아하게 됐죠.”(안)

아내인 소프라노 안예리는 고음이 뛰어나고 음색이 아름답다. 연기자 못지 않은 감정 처리도 강점이다.

남편인 바리톤 강련호는 바리톤 답지 않은 고음 처리가 매력이다. 그 역시 연기에 능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팬텀역을 노래할 때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몰입도가 강렬하다. 이 둘이 하나로 화합한 무대에 열정과 사랑이 넘칠 수밖에 없다.

“아내는 저게 부족한 고음을 채워주고 저는 저음을 뒷받침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어요. 부부 특유의 융화로 서로가 편안하게 노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강)

강련호는 중학교 3학년때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했다.

김천에서 열린 동요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김천예술고등학교를 거쳐 계명대학교 콩쿨을 1등으로 입상해 계명대학교 성악과를 장학생으로 들어갔다. 안예리도 중학교 3학년 시기 음악에 입문했다. 그녀 역시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시작했고, 이후 성악으로 전환했다.

“피아노 콩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두각을 드러냈지만 피아노를 치면서 행복하지 않았어요. 고민을 많이 하다 성악을 시작했어요. 노래를 하면서 행복해졌어요. 노래가 천직이었나 봅니다.”(안)

지난 일본 공연은 매 공연마다 각기 다른 레퍼토리로 무대를 꾸몄다. 프로그램 구성은 부부 협업으로 진행했다. 이제 시작인만큼 부부만의 레퍼토리를 개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특히 감성이 섬세한 일본 관객의 기호에 맞춘 무대매너에도 공을 들인다.

“곡 선택은 함께 의논해서 해요. 두 사람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둘의 목소리에 맞는 곡을 선택하면서도 일본 관객들의 취향도 고려합니다. 특히 부부성악가로 활동하기 때문에 주제가 ‘사랑’일 경우가 많아요.”(강)

최근 국내 크로스 오버 음악 붐이 한창이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다양한 크로스 오버 공연에 관객들이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성역 같았던 성악가계의 순수클래식 고집현상에 균열을 내고 있다. 특히 젊은 성악가들의 활동 영역이 확장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에도 크로스 오버는 먹혔다. 첫 일본 진출에 고정팬을 확보할 만큼 반응은 강렬했다. 내친김에 고삐를 바싹 당길 계획이다. 오는 3월 일본 공연을 앞두고 있고, 오사카 나고야에서 열리는 음악제 출연과 일본 방송 출연도 타진 중에 있다.

“일본에서 부부성악가로 특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지난 공연에서 확인했고, 기획사측에서도 그 점에 역점을 두고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어요. 일본 공연은 두 달에 한 번씩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에요. 기회가 온 만큼 최선을 다해 한국 성악과 대구 성악을 일본에 알리고 싶어요.”(안)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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