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긴장감 고조되는 DGB그룹
주총 앞두고 긴장감 고조되는 DGB그룹
  • 강선일
  • 승인 2018.03.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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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경영진 부패청산”
주총 참석 가능 소액주주 모집
DGB, 우호적 최대주주 감안
23일 큰 변수 없을거라 판단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둔 DGB금융그룹(지주)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최고경영자(CEO)의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의혹 등의 문제와 관련해 DGB금융(대구은행) 경영진에 대한 ‘부패청산’을 명목으로 주주권한을 위임해 줄 소액주주 모집에 나서면서 DGB금융과의 ‘표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부터 의결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는 ‘섀도우보팅(Shadow Voting)’이 폐지됨에 따라 의결 정족수 25%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주총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DGB금융 등에 따르면 섀도우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인정하는 제도다. 가령 같은 지분을 가진 주주 100명 중 주총에 참석한 주주가 10명이고, 이들 중 7명이 안건에 찬성하고 3명이 반대한 경우, 출석하지 않은 나머지 90명에 대해서도 똑같은 비율로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주주나 경영진에게만 유리하고, 오히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은 제한된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섀도우보팅은 폐지됐다. 상장사들은 이를 대신해 주총일 분산이나 전자투표제 도입 등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DG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 등을 도입하지 않았다. 기존대로 직원을 대리인으로 지정해 의결권 행사를 위임받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전체 주식의 65%를 차지하는 외국인 지분 중 70% 정도가 매년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해왔고, 6.95%의 보유지분으로 최대주주인 삼성생명보험 등의 우호지분을 감안할 때 의결 정족수 충족과 주요 안건 의결·가결에는 큰 변수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들 역시 지난 13일부터 DGB금융 주총의 권한 위임 소액주주를 모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배임 및 직원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인규 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대한 부패청산과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DG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주요 안건으로 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단 한건이라도 부결이 될 경우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작년 3월 주총에선 안건으로 오른 박 회장의 연임건에서 반대표가 11.02%에 달했다.

반면, 모든 안건이 가결되면 퇴진 요구를 받아 온 박 회장의 경영권은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았다는 의미있는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의 이번 주총은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경영진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자리인 만큼 지역은 믈론 금융권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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