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라는데 서울 가야 돼?
암이라는데 서울 가야 돼?
  • 승인 2018.03.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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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대구시의사회 보험이사, 경대연합외과 원장)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다 최고의 치료를 받길 원하고 유명하다는 명의에게 한 번쯤은 진료를 받아보길 원한다. 하지만 유명한 의사들이 볼 수 있는 환자의 수는 한계가 있고 실제 유명하지 않은 의사와의 실력 차이에 대해서 객관적 데이터도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외과의 경우 수술 경험이 많으면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외과의사보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경험치의 최고는 어디인지 알 수 없으며 그 경험이 오히려 최신 지견의 습득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합병증 발생이나 생존율에 대한 논문은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전문의가 아니면 그 논문의 결론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기 힘들기에 유명한 의사가 과연 실력 있는 의사인가에 대한 물음에 심정적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별로 없다.

작년 연말 의료계를 떠들썩하게 한 이슈 중 하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이다.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이유로 의사협회 내부에서 의협회장 탄핵안이 상정될 정도의 사안이었다. 물론 문제점이 많아 결국 폐기되긴 하였지만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나 정부, 시민단체 등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다. 이러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지역화이다. 지역화란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그 지역에서 모든 의료서비스를 해결하는 것이다.

2014년 국가 암 등록 통계를 보면 35명중 1명이 암을 앓고 있고(총 1,464,935명), 65세 이상의 경우 10명당 1명이 암을 앓고 있다. 이렇게 많은 암 환자들이 모두 서울의 소위 ‘빅4’ 병원(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으로 쏠린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현재도 암수술의 30-40%가 빅4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어 초대형 병원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알아야 할 것은 빅4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생존율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014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발표된 ‘중증환자의 의료이용 실태분석’에 따르면 타 지역에서 수술 받은 암 환자와 본인 거주지역에서 수술 받은 암 환자의 생존률에 차이가 없다고 보고되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암수술이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어서 어느 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더라도 수술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시간 차이가 나는 정도로 봐도 무방하며 현재의 이런 표준화 작업에는 우리 대구 지역의 외과 교수님들이 많은 공헌을 하였다. 개인적 경험으로 봐도 우리 대구지역의 의료 수준은 전 세계에서도 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굳이 서울을 가지 않더라도 치료적인 면으로 봐서는 큰 차이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단지 수술 예약이나 친절도, 편의 시설 등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지역화는 지역민들의 관심이 있을 때 더 발전될 수 있다. 의료는 이용하는 환자가 많아야 더 발전될 수 있으므로 현재 메디시티 대구의 의료역량을 대구시민이나 경북도민들이 믿고 지역의 병원을 이용하면 지역의 병원은 그만큼 수준을 높일 수 있고 상급 종합병원의 수준 상승은 지역 일·이차 의료기관으로의 경증환자 회송을 늘려 지역의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KTX나 SRT로 인한 암 환자들의 서울 유출로 인하여 지역경제 또한 손실이 많다. 전국적으로 보면 대구가 지역 환자의 유출이 가장 적고, 이는 메디씨티 대구라는 위상에 걸맞는 결과이긴 하지만 점차적으로 서울 유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료계는 작년 의료전달 체계 개선을 위해 대구광역시와 병원, 대구시의사회 및 시민단체가 모여 논의를 시작하였고 발전적인 방향을 찾고 있다. 우리 대구경북의 지역민들도 이제는 메디시티 대구의 의료진을 믿고 지역 의료를 이용하여 대구경북의 의료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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