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불똥’…식당가 매출 급감
미투 ‘불똥’…식당가 매출 급감
  • 강나리
  • 승인 2018.03.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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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할라” 단체회식 자제
모임도 주로 밥만 먹고 끝
술은 동성끼리 간단하게
음식점·노래방 등 직격탄
남자회식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여성들과의 만남을 아예 꺼리는 ‘펜스룰(Pence Rul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식당에서 여직원을 배제하고 남성 직원들끼리 회식을 하고 있다. 강나리기자
‘미투(#Me Too)’ 운동이 이어지면서 회식·뒤풀이 모임이 줄어들자 직장가 인근에서 식당과 노래방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남녀가 함께 하는 술자리를 기피하고 조기 귀가하는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회식·모임 장소로 인기를 끌던 매장에 직장인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어서다.

일부 회사는 혹시 모를 실수나 오해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회식 자제령’을 내리기도 한다. 회식을 할 때도 가급적 2차·3차 술자리나 노래방을 기피하는 분위기여서 관련 매장의 매출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관공서와 기업이 밀집한 대구 수성구 인근 식당과 노래방 등 업주들은 최근 단체 예약은 물론 손님 자체가 줄면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10시께 수성구 범어동 신천시장 인근 한 음식점. 술과 간단한 안주를 판매하는 이곳은 인근 직장인들의 2차 회식 장소로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10명 이상의 단체석은 모두 비어 있었고, 드문드문 자리한 손님들은 주로 3~4인 테이블에서 모임을 가졌다. 오랜 시간 술을 마시는 손님들도 거의 없었다.

업주 장언주(49)씨는 “단체 예약 손님이 줄다보니 전체 매출도 20% 정도는 줄었다”며 “최근 들어 직장인 모임은 거의 없어졌고 동성 친구들끼리 와서 간단히 먹고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래방 매출도 눈에 띄게 줄었다.

수성구 황금동의 한 노래방 업주 우모(39)씨는 “솔직히 거의 가게를 놀리고 있는 수준이다. 식당에 가서 밥은 먹어도 노래방엔 아예 놀러 오질 않는다”며 “이 동네 노래방 주인들은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투와 상관없이 건전하게 놀 수 있는 스크린골프쪽으로 업종을 갈아탈까 싶기도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성들과의 만남을 아예 꺼리는 ‘펜스룰(Pence Rule)’ 현상이 나타나면서 직장인 회식은 여직원을 제외하고 진행되기도 한다.

수성구 범어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진모(51)씨는 “늘 여직원과 함께 오던 단골 회사들은 요즘 남자들끼리 조를 맞춰 온다”며 “간혹 여직원들을 데려와도 다른 테이블에서 따로 밥을 먹거나, 남녀가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해서 앉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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