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변호사비
MB의 변호사비
  • 승인 2018.03.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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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사회부장)


개인과의 사이에서 진솔한 사과는 중요하다. 국가간에도 중요한데 일본은 당시 침략 당사자나 후손이나 모두 조선 침략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진정을 하고 있고 독도도 끊임없이 영토 분쟁을 조장하면서 자국내 우파의 여론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 심사를 거부해 이번 주에 어떤 결말이 날 모양이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 20개 가까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네 번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직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당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는 전 재산을 사회 환원하셨다. 서울시장 4년 동안 월급도 한 푼도 안 받으셨다. 변호인단은 매우 큰 돈이 들어가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신고된 MB의 공식 재산은 57억원이다. 2007년 대선 당시 353억8천여 만원이었는데 2010년 MB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청계재단’을 설립하고 330억원을 출연해 많이 줄었다. MB가 퇴임하면서 재건축한 논현동 사저는 대지면적 1천㎡로 2012년 시세 108억원으로 알려졌다. 전두환(32억원), 김영삼 전 대통령 (23억원), 김대중 전 대통령 (80억원), 노무현 대통령(13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가격이다.

MB는 논현동 사저와 부인 김윤옥씨 명의로 된 논현동 토지만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부동산 시세가 150억 원이 넘는다고 해도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렵다는 그의 주장을 무턱대고 무시할 순 없다. 전직 대통령 예우로 퇴임 후 매월 1천200만원씩, 지금까지 8억여 원의 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또한 기부를 했을지 누가 아는가. 다스의 주식 가치만 수조원에 이르고 제주도를 비롯 전국 각지에 차명의 땅이 있다는 말이 있지만 그는 자신과 관계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스님과 빵집에서 수억원의 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정말 그럴까 의심이 간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MB의 말이 진실이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을 지낸 이가 횡령, 배임, 조세포탈로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은 국민은 없다. 그가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지 분노를 참고있는지 알 수 없지만 필자는 MB 뉴스를 접할때 마다 놀라움과 수치심을 느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검찰수사를 앞두고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아 사용한 사람은 정상문 전 비서관이 아닌 자신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이 고백하고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 조사에 응해 진술할 것이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며,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국정원과 검찰은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당시 국정원과 검찰이 개입한 무리한 짜 맞추기 수사였다고 뒤늦게 고백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3일 대구시청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으로 나라 전체가 사분 오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오로지 정치 보복에만 집중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소위 MB 때문이라는 복수심의 일환으로 정국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라면 자유한국당은 돈이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MB를 위해 변호사비 마련을 위한 모금이라도 해야 한다. 적폐청산의 피해자인 MB를 정치적으로 한배를 탓던 그들이 외면해서는 안된다. 모금에 나서서라도 MB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없다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MB 자신은 당사자로서 사과하기 힘들지 모른다. 법원의 판결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당의 이름을 바꿨다고, 야당이 됐다고 책임이 없는 양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검찰은 “우리는 이미 증거로 충분히 이 전 대통령 측을 압도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전직 대통령 기소사실 하나 만으로도 국민은 슬프다. 그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던 과거 여당은 진솔한 사과를 할 줄 모르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을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음이 담긴 사과부터 하고 정치보복이라고 호소하면 선거에 동정표가 좀 더 나올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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