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발목 잡은 ‘제왕적’ 지배구조
DGB 발목 잡은 ‘제왕적’ 지배구조
  • 강선일
  • 승인 2018.03.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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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회장-대구은행장 겸직
CEO 리스크 노출 그룹 위기
올해 지배구조 B 이하 예상
박인규 DGB금융그룹(지주) 회장에 대한 회장직 사퇴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은행장 퇴진’ 및 ‘상반기 중 그룹 회장직에 대한 거취 표명’ 입장을 밝혔음에도 대구은행 노조 및 지역 시민단체는 물론 전국금융산업노조까지 가세해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는 2011년 5월 지주사 출범 이후 지금까지 그룹 회장과 은행장 겸직에 따른 ‘제왕적’ 지배구조로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리스크 노출시 그룹 전체에 경영위기가 올 수 있다는 대내·외의 우려와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사태로 금융지주사와 주력 계열사(대구은행)의 분리 수순을 밟게 된 DGB금융의 지배구조에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의미와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금융산업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박 회장에 대한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박 회장에 얽혀 있는 문제들이 흘러가는 방향들은 절대 바른 방향이 아니다”면서 “최근 주목받는 것은 채용비리 문제지만 애초 시작은 지난해 불거진 비자금 조성 의혹이었다.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 자체가 최종 결재자로서 무능과 부패를 드러낸 것으로 그때 즉각 사퇴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이든 은행의 안정이든 간에 박 회장 자신이 그 직을 물러나야만 실현가능한 일이다. 행장 선출을 사실상 좌지우지할 지주회장직을 맡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지 알 수가 없다”며 “박 회장의 즉각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 회장의 경영리스크 노출로 촉발된 DGB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점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에서 매년 3∼4월중 국내 상장기업들의 전년도 지배구조 개선 성과 등을 평가해 발표하는 ‘지배구조 우수기업’ 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CGS에 따르면 DGB금융은 7등급으로 분류된 평가결과에서 2014년 금융권에선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박 회장 취임 이후인 2015년과 2016년 평가에선 각각 차상위등급인 ‘A+등급’으로 한단계, 2017년에는 ‘A등급’으로 두단계나 떨어졌다. 조만간 평가결과가 나오는 올해는 ‘B등급’ 이하로의 하락이 예상된다.

CGS는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은 내·외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 투자자 이익보호에 유리한 것은 물론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효율적 경영의사 결정을 유도해 기업 가치와 시장경쟁력을 높인다”면서 “특히 금융업종은 타 업종에 비해 지배구조에 관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올해 검사업무 운영방향 및 중점 검사사항 중 하나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및 조직문화 문제에 기인한 내부통제 리스크 점검 강화’를 들며 △적정한 CEO 승계프로그램 구축·운영 △내부통제제도 미비로 인한 금융회사 신뢰도 저하 및 주주가치 훼손 여부 등에 대한 적정성 점검를 강화하기로 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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