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정부 몫이다
국민성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정부 몫이다
  • 승인 2018.03.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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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문학계 거물인 고은시인의 성추행과 이윤택 전 연희단패거리 예술감독의 성폭력으로 촉발된 미투(Me Too)운동이 한달여 지나고 있다.

들불처럼 타오른 미투운동으로 유명 영화배우, 전직 국회의원, 대학교수의 성추행·성폭력 의혹이 제기됐으며 급기야 미투고발사이트(교육미투, 대학게시판)를 통해 10~30년전 성추행건까지 올라왔다.

전 국민은 집단적으로 분노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사건이 터지면서 정점을 치달았다.

차기 강력한 대선후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이중적 모습에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 허탈감은 극에 달했다.

이처럼 미투운동의 파괴력이 커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여직원과의 식사 및 회식을 피하는 등 펜스룰이 확산됐다.

하지만 유명배우와 교수의 자살이 이어지면서 미투운동이 주춤해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성추행, 성폭력 의혹을 제기받는 인물은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일방적인 매도를 당하는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뭘까. 좋게 말하면 열정적인 국민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혈질이고 쉽게 끓어 올랐다가 식어지는 냄비근성 탓일 거다.

언론과 SNS가 발달된 상황에서 특정 사안(미투운동등)이 발생하면 그 순간부터는 이성적 판단은 없어지고 집단적 광기 수준의 인민재판식 여론이 확산된다.

불길처럼 타오르는 상황에서는 누구하나 합리적인 얘기를 못하는 분위기로 몰아 가는 것이다. 자칫하면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인사들도 어줍쨚은 논객으로 비춰져 뭇매를 맞는 일이 다반사였다.

실제 미투운동이 확산될 때 교육계의 미투를 고발하는 특정 사이트에는 20~40년전 교사가 자신의 볼을 만졌다거나 귀 부위를 쓰다듬어 상당히 불쾌했다는 폭로(성추행)가 이어졌다.

과연 30~40년전 사회분위기가 교사가 학생의 볼과 귀를 만졌다고 지탄받아야 할 일인지는 개인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이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학생이나 성추행,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기 위해서는 미투운동이 지속돼야 하고 성폭력을 한 가해자는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엄벌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법적·제도적으로 정비돼야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사회정의가 완성되는 것이다.

밀물처럼 몰려와 사실검증도 없이 한 인간을 파렴치, 패륜아로 만들었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흐지부지 언제그랬냐는 등 망각하고 지내는 것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회식자리에서 격려 차원의 의미로 여직원의 어깨를 토닥였는데 성추행으로 고소를 해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재판결과가 나올때 까지 나는 신뢰받던 직장인에서 악마로 낙인찍혀 있었고 무죄판결을 받았을때는 이미 내 인생은 걸레가 돼 있었다.”

실제 직장에서 후배들의 신망과 능력을 인정받았던 한 인사의 얘기다.

시간을 되돌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셀때 있었던 일도 있다.

능력을 인정받아 검찰조직에서 잘 나가다던 한 인사가 어느날 우병우 사단이라는 불명확한 찌라시가 돈 후 빗발치는 공세에 못이겨 조직을 떠났다.

그는 “처음에는 우병우 사단이 아니라고 해명도 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폭우가 쏟아질때는 우산과 우의도 필요가 없었다. 거대한 쓰나미가 닥칠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시간이 지나기만 기다릴뿐이었다”고 했다.

반면 국민적 관심은 못 받지만 사실에 바탕을 둔 직장내 성희롱·성추행을 신고했다가 오히려 왕따가 돼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나 성폭력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가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얘기하라는 등 2차 피해를 입는 여성들도 많다.

무고도 문제지만 힘없는 서민들의 억울한 성추행·성폭력은 반드시 제재를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하나되는 힘과 열광적인 국민성은 1997년 IMF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도 온 국민이 동참한 금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IMF체제를 졸업했다.

반면 지난해 김치프리미엄이라는 오명까지 받은 가상화폐 광풍은 수 많은 실패 투자자를 양상했으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한 개인에 대해 집단 비방으로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이번 미투운동도 촉발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나라보다 뜨거운 관심을 끌었으며 사회적폐세력과 이중적 언행을 일삼아온 인사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바라는 대로 미투운동도 냄비근성으로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죄를 물어야 한다. 또한 무고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도 없도록 해야 한다.

국민성의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정부의 역할이 주목받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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