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체감 안되는 서민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체감 안되는 서민들
  • 승인 2018.03.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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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 코앞까지 다가섰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 잠정치는 2만9745달러다. 전년대비 무려 7.5%나 증가했다. 지난해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3년 만에 3%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데다 원화가치도 연평균 2.6% 상승한데 힘입은 것이다. 올해는 12년째 갇혀 있는 마(魔)의 ‘3만 달러’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의 삶은 3만달러 시대가 눈앞에 온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이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와 크게 거리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청년실업률은 9.9%로 역대 최고이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속출중이다. 하루 5시간을 채 일하지 않아 생계를 꾸려나가기 어려운 불완전 취업자가 2000년보다 35%나 늘어난 212만6천명에 이른다. 66세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2.7%에 이르고,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에 허덕인다. 3만 달러에 들어서면 부익부빈익빈이 더 심화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대구·경북지역 경기 역시 냉돌이다. 수출 감소세와 내수경기 침체 등 경기악화 장기화로 대구·경북 취업자수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한파에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호황으로 나라의 곳간은 넘쳐나지만 가계 실질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가계비중은 62%대까지 떨어진 반면 기업소득은 23%대로 올랐으니 ‘국민소득 3만달러’는 수치에 불과할 뿐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그리 간단치 않다. 현재 국내외의 당면한 난관들을 제때, 또 효과적으로 돌파하지 못한다면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의 경우처럼 2만 달러의 늪에 다시 추락할 수도 있다. 국민소득은 경제가 성장해야 오를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이 시민단체와 강성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올해 한국의 행복지수가 지난해보다 2단계 떨어진 57위다. 2010∼2012년 41위를 차지한 이후 매년 뒷걸음이다. 성장이 커질수록 과실을 누리기는커녕 점점 더 살기가 팍팍해지는 모순을 풀어야 한다. 정부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들의 투자에서 나온다. 그리고 투자는 규제완화에 비례한다. 규제완화가 곧 삶의 질 향상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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