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행성에서 온 남·여,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다른 행성에서 온 남·여,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 승인 2018.03.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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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리스토리결혼정보 대표)


어느 방송에서 나의 직업 예찬론을 펼친 적이 있다.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소풍 가는 것처럼 즐겁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갈수록 노하우가 생기고 전문적인 직업 감수성이 생기니 말이다.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게 된 동기가 있다.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서 자아실현도 하고, 돈도 벌고 보람된 일이 무엇일까 고민 하던 차였다.

우연히 지방신문에, 현대의 젊은이들은 너무 바쁘게 살아서 연애할 시간이 없어서 결혼이 늦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그래서 미국의 모 결혼 정보회사는 점심시간에 컴퓨터로 화상채팅을 통해서 선남선녀의 오작교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기사를 보는 순간, 영감이 스쳤다.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보람도 있고, 삶의 가치관이 공유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백년해로 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중매의 신인 월하노인은 사람이 태어나기 전에 부부의 연을 맺어주기 위해 붉은 실로 남녀의 발을 미리 묶어 둔다. 그의 정성에도 아랑곳없이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중에 이혼율이 1위다.

여권이 신장되고 능력 있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는 가부장적인 남성들의 권위에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졸혼, 황혼이혼의 추세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면 부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살 수 있는 비결은 없을까? 행복한 결혼의 조건은 무엇일까? 죤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남녀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화성인이 금성인을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이 살면서 끊임없이 다툰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들은, 첫날밤을 보낸 후 아내가 이부자리도 정리하고 모닝커피정도의 서비스는 당연하게 바란다. 사소한 것에 기대가 무너지면서 두 사람은 다투기 시작하고 이별을 고한다. 서로가 수십 년 동안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기 때문에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여자는 관계 지향적이고 감정에 호소한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 얘기를 들어주고, 대화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남자는 목표지향적이고 해결 중심주의다. 여자의 반복적인 수많은 언어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스스로 정답을 내리고 해결책을 제시하려 든다. 남녀는 각자의 방식대로 판단하고 생각한다. 거기서 오해와 갈등의 싹이 트기 시작한다.

연륜이 있는 노련한 어느 방송인이 행복한 결혼의 비결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살다 보니까 처음엔 각자의 색깔이 강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주황색이 되었다고 했다. 나의 주장과 소신을 버린 것이 아니고 ,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삶의 철학 방식인 것이다.

십여 년 전에, 국제결혼을 한 모범적인 부부의 얘기를 소개해볼까 한다. 시골의 파출소장인 그는 애기가 두 명 딸린 재혼 남성이다. 나는 그의 신혼 아파트에 초대받았다. 거실과 안방에 걸린 신부와 친정식구의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한눈에 들어왔다. 사진들이 신기해서 사연을 물어보니, 먼 나라에서 왔는데 아내가 얼마나 친정 부모님과 가족들이 그립겠느냐며, 사진으로나마 그리움을 달래주려는 남편의 배려였다. 남편의 그런 마음이 아내를 감동시켰다. 그 부부는 잉꼬부부로 소문났고, 아직도 명절이나 새해가 되면 전화로 안부 인사를 잊지 않는다.

행복한 결혼의 비결은 좋은 혼수, 예단, 물질적인 것보다 사랑을 전제로 한 결혼임에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결혼은 부부가 한 배를 타고 함께 가는 긴 여정이다. 유리알처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각자의 방식이 옳다고 주장해서 동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인내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결혼하기 전에 학습하는 교과과정이 있다면 어떤 과목이 필요할까 고민해보았다. 소통과 대화론, 부부갈등 해소론, 남녀학개론, 사랑학개론 등등이 떠오른다. 여자는 가슴으로 얘기하고 싶어 하고 남자는 머리로 해결하려 한다. 여자와 남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상 모든 물질은 시간이 흐르면 변한다. 경제력이나 외모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공감과 소통이 되는 사람을 만나면 백 년 동안 행복할 수 있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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