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박인규 회장…DGB 후계구도 흔들
추락한 박인규 회장…DGB 후계구도 흔들
  • 대구신문
  • 승인 2018.03.2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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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비금융 계열 편입·성장 기여

연임 1년 만에 비자금 조성 의혹

금감원 채용비리 등 이미지 타격

내달 2일 이사회서 후임 선임건 논의

금융그룹회장-행장 겸직 분리 ‘원점’

차기후보 2인에 “역량 미달” 목소리
‘미스터 점프(Mr. Jump)’가 추락했다. 미스터 점프는 “그룹과 고객 모두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며 100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겠다”며 박인규 DGB금융그룹(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2014년 3월 제2대 그룹 회장 겸 11대 은행장 취임 직후 자신에게 스스로 붙인 애칭이다.

그런 그가 비자금 조성 및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으며, 대구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사퇴 압박에 떠밀려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멍에’를 뒤집어 쓰게 됐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은행장 사퇴의사 표명에 이어 일주일만인 29일에는 지주사 회장직 사퇴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미스터 점프’ 연임 1년만에 ‘추락’= 박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이같은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박 회장은 2014년 3월 ‘DGB금융’을 이끌 3년 임기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후 DGB생명·DGB자산운용 등 비금융 계열사를 편입하며 그룹 총자산 67조원대의 외형적 성장을 이뤄내며 지방금융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추는데 기여했다. 그 결과, 작년 3월에는 임기 3년의 회장 겸 은행장에 연임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이같은 불운은 공교롭게도 연임 첫해이자, 지주사 출범 6주년 및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 창립 50주년인 2017년부터 시작됐다. 작년 2월 박 회장을 암시하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비자금 조성설이 나돌더니 7월에는 간부직원의 여직원 성추행 파문과 함께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경찰의 수사로 불거지고, 이후 11월에는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 의혹마저 터지면서 결국 은행장과 회장직에서 모두 물러나야 하는 비운의 전철을 밟게 됐다.

혹자는 수성구 본점 리모델링에 따라 북구 칠성동으로 이전한 대구은행 제2본점의 터가 박 회장과 맞지 않다고도 했다. 박 회장이 2대 그룹 회장 겸 11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것은 박근혜 전 정부 시절 정치권 실세의 입김에 의한 것으로 ‘2인자 정도의 인물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게 맞지 않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전임 노조간부 출신인사는 “‘맞다’고는 못하겠고,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은행 고위간부 역시 “(박 회장의)회장직 사퇴 결정으로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좀 더 일찍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면서 “2014년 취임 당시 ‘소통의 CEO’가 될 것이란 박 회장의 경영방식은 그동안 일련의 사태를 감안할 때 학연 등에 집착하는 측근인사와 독단적 의사결정 등으로 인한 조직분열과 혼란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차기 후계구도 다시 ‘안갯속’= 박 회장의 이날 회장직 사퇴의사 표명으로 30일로 예정된 대구은행 이사회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은 취소됐다. 대신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4월2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차기 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 선임 등을 위한 구체적 일정을 논의한다. 이에 따라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던 DGB금융의 후계구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만, 새 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 후보군의 경우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의 상임이사(상임감사 제외) 및 부사장·부행장으로 재임중인자를 기본 후보군으로 △예비후보군으로 계열사 사장과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 부사장보·부행장보 이상으로 재임중인 자 △필요시 임추위에서 주주 및 이해관계자, 외부자문기관 등 외부로부터 (외부인사)추천 활용 등에는 변동이 없다.

또 이를 감안한 최종 후보군으로 1순위인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 및 박명흠 대구은행 부행장을 비롯 2순위인 계열사 사장 6명과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 부사장보·부행장보 8명과 함께 올해초 퇴임한 성무용·임환오·노성석 등 직전 은행 부행장과 지주사 부사장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력한 후보군인 김 부사장과 박 부행장은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분리 선출의 경우 은행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주사 회장직을 맡기는 ‘다소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DGB금융에 정통한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1순위 후보군인 김 부사장과 박 부행장의 경우 부행장급에 오른지 2년차 정도 밖에 안돼 은행장은 몰라도 지주사 회장 선임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이는 금융당국에서 금융지주사 회장 선임시 평가하는 비공식가이드 라인에 미달하고, 대내·외 역량도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초 퇴임한 3명의 직전 은행 부행장과 지주사 부사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중 A인사는 은행 재임당시 담당임원으로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차기 후계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 노조는 차기 후계구도와 관련해 임시 이사회의 결정사항 등을 지켜본 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선출에 관한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위원장은 “차기 후계구도에 관해 노조가 직접 개입할 의사는 없다. 어디까지나 지주사 및 은행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하지만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측에 최선의 후보가 선출되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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