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의협-한의협 갈등
‘문재인 케어’ 의협-한의협 갈등
  • 대구신문
  • 승인 2018.04.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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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희생 강요말라” “한방의료 살릴 기회”

의협 “문재인 케어 결사 반대”

한의협 “제도 활용 적극 지지”

시민단체 “국민 건강 우선돼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격화되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새 집행부가 정부와 전쟁 선포를 한 데 이어 의료계 직역(職域)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정부와 의사단체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는 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사이에서도 문재인 케어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의사단체는 문재인 케어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반면, 한의사단체는 적극 지지한다고 밝혀 국민 건강을 볼모로 의료계 직역단체간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과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하루 차이로 문재인 케어에 대한 정반대 의견을 내놓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이 지난달 29일 문재인 케어를 적극 지지한다고 공언한 다음 날인 30일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은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한의사협은 의협을 ‘기득권자’라고 표현하는 등 날세게 비판했다.

의협과 한의협이 문재인 케어와 관련된 입장이 어긋나는 것은 이해관계가 달라서다. 의협은 적정한 의료수가 보장 없이 급여 항목을 늘리는 건 의료계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의협은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한의약을 처방받거나 한방 의료행위를 찾는 환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에 문재인 케어를 반색하는 분위기다. 최혁용 회장은 “현재 침과 뜸만 보험 적용이 되고 한약은 거의 안 되고 있다”며 “한의사 제도가 제대로 활용되려면 한의사의 도구와 행위가 더 많이 급여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구의사회 내부에선 문재인 케어로 인해 의사들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29일 열린 대구의사회 제38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감지됐다.

이날 총회장을 찾은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이 문재인 케어를 강도있게 비판하자 대구의사회 측은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최 의협 회장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의료계는 문재인 케어라는 정책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일환으로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가 4월 1일부터 강제로 시행돼 방사선사의 무면허 의료행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보건복지부는 의료계를 무시하고, 의협의 합리적인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성구 대구의사회 신임 회장 역시 “지금의 의료계는 겹겹의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정부의 규제와 인기 영합적 정책은 날로 그 도를 더하고 있다”며 “대구의사회도 직역과 개개인의 이해관계나 호불호를 넘어 대국적 견지에서 문재인 케어 철회 움직임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구한의사협회 측은 “한약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거의 안되는 탓에 한방 의료계가 많이 위축돼 있다”며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한의사 제도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문재인 케어에 우호적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그동안 고가였던 틀니, 임플란트에 대한 보장성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의료계 직역간 갈등이 증폭되자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직능과 직역단체간 이기주의가 도를 넘었다”며 “국민 건강 수호라는 대의 명분 아래 소통과 양보를 통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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