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봄, 상온에 음식 보관하면 낭패”
“일교차 큰 봄, 상온에 음식 보관하면 낭패”
  • 남승렬
  • 승인 2018.04.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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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프린젠스 식중독’ 주의보
대구서 매년 4~5월 환자 급증
균 생장과정서 열 내성 생겨
100도 이상서 가열해도 생존
조리 후 2시간 이내 섭취해야
직장인 박모(38·대구 남구 대명1동)씨는 최근 극심한 복통과 설사·구토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조리한지 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카레를 먹은 게 화근이었다. 동네 병원은 찾은 박씨는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고 나서야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병원에서는 그의 질환을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이라고 진단했다. 박씨는 “용기에 담아 상온에 보관 중인 카레를 먹은 게 잘못된 것 같다”며 “가열 조리된 요리이고, 조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 놓고 먹다 큰 코 다쳤다”고 했다.

일교차가 큰 봄철 조리된 식품을 적정온도에 보관하지 않으면 발생하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 식중독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운 겨울에는 노로바이러스를 통한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지만, 일교차가 큰 최근과 같은 봄철에는 퍼프린젠스 식중독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육류·튀김 등 가열 조리한 음식이나 큰 용기로 만든 수프·국·카레 등을 상온에 두면 잘 생긴다. 노로바이러스와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에 해당한다. 감염되면 대개 8~1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묽은 설사와 복통, 구토 증세 후에 회복된다. 최근 5년간(2013~2017) 90건의 감염으로 환자 3천104명이 발생했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인 1천669명(53.3%)이 3~5월에 감염됐다.

자연 속에 분포하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균은 생장 과정에서 열에 강한 포자(균의 씨앗)를 만든다. 음식 조리 도중 균 자체는 사라지지만 포자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이 포자는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고, 60도 이하에서 증식해 독소를 퍼뜨리기 때문에 잘못 보관된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특히 봄철에는 낮 기온이 높지만 아침·저녁은 쌀쌀해서 음식물을 그냥 상온에 두는 경우가 많아 식중독이 많이 발생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돼지·닭고기 등을 조금씩 먹을 만큼만 신속하게 조리해서 2시간 이내에 섭취하는 게 좋다. 음식을 나중에 먹게 된다면 따뜻하게 먹을 음식은 60도 이상으로 보온하고, 차갑게 먹을 경우엔 5도 이하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15~25도 안팎의 상온에 음식을 놔두면 그만큼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진다. 조리한 음식물은 큰 용기에 한꺼번에 넣기보다 작은 용기 여러 개에 나눠서 담는 게 좋다. 대량으로 보관하면 공기가 줄어들면서 포자가 더 잘 자라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철 식중독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 중구 A 감염내과에 따르면 식중독 증상으로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는 하루 평균 20여명에 이른다. 대구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도 “음식물 감염에 따른 식중독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매해 4~5월 환자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서내과 김종서 원장은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학교 등 집단급식소, 대형음식점 등에선 조리 식품의 보관 온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음식은 실온에서 방치하지 말고 조리도구는 자주 소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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