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낮지만 전망 좋고, 탈출로·편의시설 많은 ‘명품길’
고도 낮지만 전망 좋고, 탈출로·편의시설 많은 ‘명품길’
  • 윤주민
  • 승인 2018.04.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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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과 함께하는 대구의 걷기 길<14>달성보 녹색길
산길·숲길·마을길 이어진 22.5㎞
달성보 전망대 낙동강 일몰 ‘장관’
쓰레기 매립장이 ‘수목원’ 명소 변신
명심보감 편저한 노당 추적 서원도
송해공원·사문진 등 관광객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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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보
달성보.
인흥서원
인흥서원.
남평문씨세거지
남평문씨 세거지.
함박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구시 전경.

#대구문화의 뿌리 달성군 속살

달성군에서 조성한 <달성보 찾아가는 녹색길>은 대구수목원에서 달성보까지 전체거리 22.5km로서 8시간이 걸리는 걷기길이다. 이 길은 산길, 숲길, 마을길을 걸으며 경치와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대구문화의 뿌리라는 달성군의 속살을 느낄 수 있다. 걷는 거리가 길지만 도착지점인 달성보 전망대에서 낙동강의 장엄한 일몰을 감상하면 하루 동안의 걷기로 축적된 피로가 말끔히 해소된다. 중간 중간에 탈출로가 많고, 교통이 편리하여 짧은 구간을 나누어서 걸을 수도 있고, 곳곳마다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명품 걷기길의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코스 중에서 걷기 쉽고 경치가 좋은 길은 대구수목원에서 기내미재까지 약 8km이다. 기내미재는 명곡에서 용연사로 넘어가는 재이고, 부근에는 간이매점도 있으며 시내버스도 운행한다.

기내미재에서 함박산을 거쳐 기세리 옥연지 송해공원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비교적 수월하지만, 함박산(432m)에서 옥연지로 내려오는 길은 재정비해야 한다. 함박산 전망대는 해발고도가 높지 않으나 대구 전역을 살필 수 있고,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다. 기세리의 옥연지 둘레에는 송해공원이 정비되어 찾는 사람이 많고, 기세리에서 송촌구간은 길 상태가 다소 불량하다. 특히 달성공단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건너기 위해 굴다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안전에 조심해야 한다. 송촌에서 노이리(갈실)로 넘어가는 길은 우측으로 내려와 송촌마을 솔비쉼터 방향이다. 산길을 따라가면 큰평년 쉼터에 이르고, 큰평년 쉼터에서 갈실마을(노이리)까지는 임도길을 따라가는 편안한 걷기길이다. 갈실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덧재~하리 마을회관(약산낚시터)~약산온천 쉼터를 통과하면 달성보에 도착한다.

전체 구간은 대구수목원~ 남평문씨 세거지~인흥길~ 비슬산 등산로 분기점(명심보감길)~ 기내미재~ 함박산~ 옥연지~ 송촌마을 솔비쉼터~ 큰평년 쉼터~ 갈실 마을회관~ 덧재~ 하리 마을회관(약산낚시터)~ 약산온천 쉼터~ 달성보이고 총 22.5km, 8시간 거리이다. 달성보 찾아가는 녹색길은 비슬산 둘레길 108km, 명심보감로 5km와 겹친다.

#달성보 찾아가는 녹색길 이야기

걷기길 출발점인 대구수목원은 1990년까지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매립장의 악취와 환경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구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잔토로 쓰레기 매립장을 복토하고 2002년 수목원을 개장하였는데 지금은 수목원 근처의 두류공원, 앞산, 비슬산과 인접하여 시민들의 관광,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대구수목원을 넘어가면 바로 남평 문씨 인흥(본리) 세거지에 도착한다(쌍용녹색길과 겹친다). 남평 문씨는 전라도 나주군 남평읍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이고, 시조는 문다성(文多省)이다. 분파인 강성 문씨 시조인 문익점은 고려 공민왕대에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몰래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문익점의 후손이 300여 년 전에 화원으로 이거(移居)하여 1834년 문경호가 본리세서지로 입향(入鄕)했다. 남평 문씨 세거지는 고려시대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이 주석하던 인흥사(仁興寺)가 있던 절터인데 임란 때 소실되었다. 세거지 마을 앞에는 천내천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이 되고 있으며, 근처에는 마비정 벽화마을이 있다. 세거지에는 광거당, 수봉정사, 수백당, 인수문고 등의 명소가 있고, 문익점을 기념하여 조성한 목화밭과 인흥사지 3층 석탑이 유명하다. 3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자라는 곳은 대구시장을 지낸 문희갑이 퇴거하여 지내고 있는 사죽헌(思竹軒)인데 대문에 걸어둔 글귀가 재미있다. <얻었다 한들 본래 있던 것, 잃었다 한들 본래 없던 것>

남평 문씨 세거지 앞에는 인흥서원(仁興書院)이 있다. 인흥서원은 추계 추씨 4현(추황, 추적, 추유, 추수경)을 제향한 서원이다. 고려 충렬왕대에 노당 추적(露堂 秋適)은 어린이 교육용으로 명심보감을 편저했다. 1869년 추세문이 편찬한 명심보감판본 31매가 발견되어 대구시 지정 문화재가 되었고, 이를 기념하여 <명심보감로(설화명곡역~인흥서원)> 5km가 조성되어 있다.

옥연지 둘레에 조성된 송해공원은 황해도 출신 국민가수 송해(본명 송복희)를 기념하여 조성되었다. 송해는 6.25 때 월남하여 대구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면서 옥포면 기세리 출신의 석옥이 여사와 결혼하였고, KBS 전국노래자랑 MC로 성공하여 달성군 홍보대사로 임명되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달성군은 옥연지 둘레길을 조성하여 송해공원으로 명명하였다(3.5km). 함박산(달도산) 아래 기세리는 청주 석씨 집성촌이고, 석재준(1866~1945)을 기리는 소계정(小溪亭)이 있다.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송해공원과 낙동강가의 사문진 나루터(화원동산)는 찾는 사람이 많아 달성군의 수입을 늘려주는 관광지가 되었다. 소계정에서 김흥리~초곡산성~유가사 입구까지는 <비슬산 둘레길> 제2코스이다.

약산온천 입구 사거리를 지나 도착하는 달성보(達城洑)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정비 사업으로 건설되었다. 달성군 논공읍과 고령군 개진면을 연결하는 달성보에는 달성노을공원이 조성되어 군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서쪽 고령군 개진면 인안리로 지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달성노을공원으로 명명했다. 홍수예방을 위해 건설된 대형 댐 크기의 달성보에는 자전거길과 걷기길이 조성되어 통행이 자유롭다.

칼럼니스트 bluesun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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