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선택”…비혼 다짐하는 청년들
“결혼은 선택”…비혼 다짐하는 청년들
  • 정은빈
  • 승인 2018.03.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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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7 한국 사회지표’
“반드시 결혼” 51% 불과
미혼 여성 중심 거부감 확산
개인주의·성별 간 갈등 영향
결혼 대신 삶의 질 향상 택해
출산율 감소 등 악영향 우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비혼주의자, 이른바 ‘비혼족’이 급증하고 있다. 필수 사항처럼 여기던 전과 달리 결혼은 이제 선택 사항이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공동체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최근 성별 간 갈등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돼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남·여 미혼자는 절반 수준인 51%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반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셈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지난 2010년 64%, 2012년 62%, 2014년 56%로 꾸준히 줄었다. 특히 미혼 여성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31%에 불과, 같은 대답을 한 미혼 남성(42%)에 비해 11%p 적었다.

대구지역에서도 절반가량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지방통계청의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5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53.9%였다.

이처럼 비혼족은 미혼 여성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비혼족은 취업난 등으로 결혼을 포기하던 ‘n포 세대’와 달리 결혼 자체에 거부감을 느껴 혼자 살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나와 결혼한다’라는 뜻의 ‘솔로고미(sologomy)’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일각에서는 ‘비혼식’부터 ‘셀프웨딩’, ‘비혼반지’ 등 각종 비혼 문화가 번지고 있다. 비혼식은 커피전문점 등을 빌려 예식장과 유사하게 꾸민 뒤 초대한 지인들 앞에서 비혼 선언문을 낭독하는 일종의 선언식이다. 비혼을 맹세하며 구매하는 비혼반지도 있다. 최근 비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원인은 잇따른 데이트 폭력 등에 따라 일부 여성 사이에서 남성과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된 데 있다.

가족 등 공동체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결혼비용 마련 부담과 결혼 후 경력 단절 등을 이유로 비혼을 선택, 본인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직장인 김나은(여·33·대구 남구 봉덕동)씨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혼자 살더라도 경력 단절의 걱정 없이 여유롭게 살고 싶다”며 “요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여성의 사례를 자주 접하면서 남자를 만나기 두렵다고 말하는 친구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인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 출산율 감소와 인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세나 대구경북연구원 저출산고령화연구팀장은 ‘대구시 인구문제 진단과 정책과제’를 통해 “미혼율 증가가 혼인율과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혼율 저감을 위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와 과도한 예단 등 허례허식 문화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정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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