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철길 두 가닥 레일 따라
멈춘 그 기적은 잠을 자는가
힘차게 달렸던 서울에서 원산까지
반세기 지나도 달릴 수 없다
간이역 월정리엔 텅 빈 의자뿐
철마는 달리고 싶어 기적 울려도
원산 향해 출발하던 그 경원선 철마
잠시 멈춘 곳 종착지가 되었다
아아, 애달픈 심사(心事)다
흰 구름은 휴전선 넘나들고
철 따라 두루미는 오고가는데
달리자. 기적소리 울리는 그날
아, 태극기 펄럭이며 평화의
황금 종은 울리리다.
◇김창석 = 경북구미 출생인 작가는 아시아문예로 등단했다. 현재, ‘아시아문예’ 대구지사장으로 활동 중이며 ‘홍익출판사’ 대표를 맡고 있다.
<해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가 버젓이 서 있는 강원도 철원 월정리 역은 참혹한 전쟁의 산물이다. 6.25를 격은 동시대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한으로 남아있을 남북 분단의 아픔, 작가의 나이 반세기를 넘어 일흔을 넘고 있으니 남북 분단이 서럽기만 하다. 이제 우리도 조국 통일을 고민해 봐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재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