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를 위해 13일 시청 기자실로 들어서는 김범일 대구시장의 표정이 밝지가 않다. “요즘이 걱정이 많습니다”라면서 그는 자리에 앉았다.

“청와대 모임에서 대구시민들의 걱정의 이유를 정확히 전달했습니다. 기업들이 말이죠, 기업의 생리가 어떻게 하면 서울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느냐에 목표가 맞춰지기 마련인데···투자가 많이 되는 순서대로 GRDP(지역내 총생산)의 순서가 갈리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김 시장은 앉은 자리에서 우선 넋두리 비슷한 이야기부터 풀어놨다.

대구는 지방인데다 비수도권 내륙도시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데, 여기다 지금까지는 국가산업단지나 번듯한 국책사업까지 하나도 없었다는 그는 “이제 첨복이나 국가산단 지정 같은 것으로 지역이 희망을 가지기 시작한 시점에 세종시 수정안이 나와 대구의 계획들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타당한 걱정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12일의 청와대 전국시·도지사 모임에서 △정부가 특별히 만든 대구의 국책사업이 성공할 수 있게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하며 △이 국책사업들의 가시적인 성과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만치 빠른 시일 안에 내도록 해줄 것 △영남권 신공항은 경제 논리에 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 방침을 확정 해 줄 것 △총리에게는 충청권 말고 타 지역도 방문하는 것인지 △공식 회의 후 지역 현실에 대해 장·차관 청와대 비서관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는 것 까지 일사천리로 얘기했다.

“저도 잠을 설칠만치 걱정스럽다”는 김 시장은 “이것이 그저 특정 시를 위한 일만 같으면 결사반대일텐데, 이 문제의 출발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어서 무조건 공식적인 과격한 처신을 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고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김 시장은 “대구의 실익을 챙길 수 있도록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라면서 “앞으로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대구가 새로 도약하기 위한 국책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시적 성과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안에서 ‘인파이팅’하며 대구의 실익을 챙기는 길 밖에 없으며 대기업을 한두개라도 유치하든가 하는 성과를 빠른 시일 안에 내는 것이 대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가 그동안 공들여온 삼성에 대한 ‘구애’와 관련, 김 시장은 “대구의 브랜드는 삼성과 박정희 대통령이며 이 두 가지는 대구의 자산이라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삼성에도 지나친 요구를 하면 부담을 줄 수 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