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산란
빛의 산란
  • 승인 2018.04.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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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빛의 깊이는 음영의 놀이에 의지하고 있다

변화무상한 빛의 본심을 알아차리는 일은 녹녹하지 않다

붙잡고 싶은 빛의 뒤척임 순간은 내 마음의 흔들림과 같아

흩어지고 모이고 또 흩어져 순간의 마음 산란하는 빛의 잔상이

영원 속에 춤추는 찰나의 희구하는 그리움이다

빛을 찰나의 시간으로 착색하여 가두는 광기는 번쩍이는 뇌성의 꿈

충만함 속에 끝없는 허전함이 춤을 추고 가는 빛의 날개위에

어쩌지 못함이여 굴절하는 내 마음의 빛이 움츠리고 있다

소망하는 영상은 나의 기다림을 비아냥하듯 바람결에 스치고

반항하는 역광의 역설적인 힘은 선명한 입술 선을 그려놓고

뚜렷한 빛의 뒤척임은 무아지경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날아

흐릿함 보다 선명함으로 속내를 보인 서러운 피사체

직진과 굴절을 반복하고 되바라져 반사하며 난동 질이다

혼란의 빛 속을 터 가는 빛의 조련사가 되어

표정만 남기고 사라지는 빛의 궤적을 선명하게 붙잡자

산란하는 빛의 계곡에 헤아릴 수 없이 쌓인 빛의 곡예를 보며

굴절하는 내 의식의 나약함을 일깨우는 퍼덕임이 살아남아

퉁겨 나뒹군 그 빛을 붙잡아 모으며 환호하는

산다는 것은 한 장의 사진 속의 허상이며 실상이다

아름다운 빛을 사로잡는 멋진 빛의 사냥꾼이 되어

만면에 웃음 띨 감동적인 따뜻한 빛을 만나면

내 삶에 그리움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 놓자.

◇서정호: 경남 의령 출생. 만다라 문학 신인상을 수상 했으며, 2007년 평생 몸담았던 교직을 정년 퇴임했다. 현재 한국시민문학협회 고문으로활동 중이며 시집 ‘외롭다 말하지 못하고’를 발간했다.

<해설> ‘빛의 산란’이라는 시제가 본문의 난해한 글의 형태를 어느 정도 가늠케 해 준다. 우리는 시 한편을 쓰기 위해 많은 시간 사물을 놓고 관찰하거나 고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시인의 시 세계는 존중 받아야 한다. 그 흔한 빛으로도 이렇게 근사한 시가 탄생할 수 있구나 싶어 시인의 자리가 꽤 근사해 보이기도 하지만 빛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모든 생명체의 필수 요소라는 사실에 의미를 둔다. -이재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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