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좁은문’
알바도 ‘좁은문’
  • 강나리
  • 승인 2018.04.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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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단축·해고…일자리 감소
구인도 숙련된 경력자 우대
자격증·영어회화 능력 등 요구
“단기 알바에 무슨 스펙 ” 원성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아르바이트 시장까지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느낀 업주들이 기존 알바를 해고하거나 근로 시간을 단축하면서 알바 자리가 줄어든 데다, 알바 구인을 할 때도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짙어져 초보 알바들의 구직난이 심화됐다.

특히 카페, 학원 사무 보조, 독서실 총무 등 이른바 ‘꿀 알바’로 불리는 업종은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해당 업계에선 채용시 자격증 여부와 근속 연수를 따지는 등 비교적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키도 한다. 임금이 오르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란 알바 구직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일 할 자리 하나 구하는 것부터 더 힘들어진 셈이다.

4년차 취준생 허정연(여·27·대구 중구 남산동)씨는 최근 두 달 동안 카페 알바를 구하고 있지만 매번 면접에서 퇴짜를 맞았다. 동종 업계 근무 경험과 커피 관련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허씨는 “부모님께 계속 손 벌릴 수가 없어서 학원비, 교통비라도 벌어 쓰려고 알바를 찾고 있는데 자리가 없어 큰 일이다”며 “알바 하나 하는 데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있어야 한다니 솔직히 좀 황당하다”고 말했다.

군 제대 후 다음 학기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알바를 찾고 있는 대학생 곽동호(24·대구 동구 봉무동)씨도 적당한 자리가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나마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온 업주는 거의 ‘압박 면접’ 수준의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곽씨는 “학원 알바 면접을 보러 가서 ‘영어 회화가 가능하냐’, ‘학부모 응대는 어떤 식으로 할 거냐’, ‘시험기간에 근무가 늦게 끝나면 택시비를 달라고 할거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다. 여기 취업하러 온 것도 아닌데 너무 빡빡했다”며 “이제 알바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인가 싶다”고 말했다.

업주들도 상황이 불편한 것은 매한가지다. 주로 단기 근무인 알바 특성상 인건비를 올려주면서 업무 적응 기간을 길게 두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카페 업주 박용길(51)씨는 “예전엔 애들을 여럿 쓰면서 커피 뽑는 법도 가르쳐 주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쓰던 인력도 줄여야 하는 마당에 초짜를 뽑는 건 힘들다”며 “비싼 시급을 다 주면서 알바를 써야 하는데 바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래도 곤란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알바 4천20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71%가 ‘최저임금 인상 이후 아르바이트를 뽑는 곳이 더 줄었다’고 답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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