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릿고개’ 내몰리는 대구 서민들
‘신보릿고개’ 내몰리는 대구 서민들
  • 강선일
  • 승인 2018.04.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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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역풍 본격화
도소매·음식업 취업자 급감
3월 실업률 전국 최고 기록
내수부진·물가 압박 못견뎌
문 닫는 자영업자도 줄이어
지역 서민경제가 1960년대 4∼5월의 춘궁기(春窮期)로 거슬러 올라가는 ‘신(新) 보릿고개’를 맞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역풍이 본격화 되면서 대구의 지난달 실업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지역경제의 장기침체와 들썩이는 금리인상 및 생활물가 상승은 ‘먹고 살기에도 급급한’ 가계의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면서 자영업자들을 폐업으로 내모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며 지역 서민경제가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15일 동북지방통계청 및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대구와 경북지역 실업률은 각각 5.7%와 5.4%를 기록했다. 대구는 2016년 2월 이후, 경북은 2001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이 중 대구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 4.5%를 1.2%포인트나 웃돌며 17개 시도 중 가장 높고, 만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전년 동분기 11.5% 보다 2.9%포인트 상승한 14.4%로 치솟았다.

대구시민 100명 중 5.7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고, 14.4명의 청년들이 ‘백수’ 상태로 지낸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지난달 구직활동 등을 하지 않는 대구지역 비경제활동인구는 작년 같은달 보다 3만7천명이 늘어난 83만7천명에 달했다.

정부가 본예산 17조736억원과 추경 7조7천억원 등 총 25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해 쏟아붓고 있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창출정책이 지역 고용시장에선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의 역효과만 나타나고 있다’는 무용론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처럼 정부의 일자리 및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서민경제의 한축인 지역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인식되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지난달 대구에서만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달에 비해 3만5천명이나 줄었다. 또 같은기간 대구지역 자영업자 수는 29만7천명에서 28만6천명으로 1만1천명이, 무급가족종사자 수는 5만1천명에서 4만6천명으로 5천명이 각각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비 절감 차원에서 알바생 등을 포함해 종업원을 줄였음에도 내수부진 심화와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금리인상 및 생활물가 상승 등의 요인을 견디지 못해 ‘폐업’의 전철을 밟고 있는 자영업자 비중이 상당함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실제 2013년 이후 대구지역의 종업원수 5명 이하 자영업 생존율은 1년차 60.5%, 2년차 48.3%만이 살아남아 2년내 절반 넘게 폐업을 했다.

전국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5월부터 본격화 되는 등으로 자영업자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및 소득주도의 성장정책이 일부에선 성과를 보이는지 몰라도 실업률 및 자영업 폐업 증가 등 전반적 문제가 드러난 만큼 수정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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