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중도하차
‘외압설 무관’ 발표에도
지역사회 따가운 시선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경영만 전념하게 해야”
역대 포스코 회장들의 조기 퇴임 흑역사를 피하지 못한 채 권 회장도 이날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정권이 바뀌면서 포스코 회장이 교체돼 왔던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20년 3월까지 임기인 권오준 회장이 중도하차하자 민간기업인 포스코 최고 경영자 인사에 외부의 강력한 힘이 작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측은 권 회장의 사퇴 의사 표명에 정치권의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18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취임 후 지난해까지 4년간 끊임없는 구조조정으로 회사의 재무구조를 강건화하고 사업구조를 개편해 그룹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나아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회사의 미래 사업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해 4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런 강행군 때문에 권 회장은 피로가 누적돼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이 있었다.
또 창립 50주년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50년을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주위에 사퇴 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 회장의 조기 사임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와 경제계의 시선은 따가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제 전 포스코 회장, 유상부 전 회장, 이구택 전 회장, 정준양 전 회장 등이 공교롭게도 정권 교체와 함께 회장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 회장도 정권 교체기에 출처가 없는 회장 퇴진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해외 순방시에 권 회장은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중도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일기도 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금까지 정권이 바뀌면 회장이 교체되는 이상한 운명의 조직체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정치와는 무관하고 생산과 판매, 기술개발 등에 매진하면서 능력있고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사가 회장이 되는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포항=이시형기자 l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