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소원 들어주는 신령산, 대구 미래 밝히는 산…
한 가지 소원 들어주는 신령산, 대구 미래 밝히는 산…
  • 채광순
  • 승인 2018.04.1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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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과 함께하는 대구의 걷기 길<16>비슬산 둘레길
일연 35년간 머물며 삼국유사 저술한 곳
정성천왕 머무는 곳 믿어 名刹 잇단 창건
진달래·억새 등 장관…계절 정취 ‘만끽’
부처 진신사리 모신 용연사 적멸보궁
석새미 송림길은 여름철 삼림욕‘강추’
우록동, 김충선이 사슴과 함께 놀던 곳
마비정, 숫말 비무-암말 백희 슬픈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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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둘레길5
비슬산 둘레길
비슬산대견사8
비슬산 대견사


#비슬산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아서 비슬산(琵瑟山)이라 부르고 혹은 수목이 우거진 산이어서 포산(苞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고봉은 대견사가 있는 천왕봉(1084m)이다. 천왕봉은 서쪽을 흐르는 낙동강의 경치가 절경이고, 봄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장관을 이루고, 가을이면 억새가 계절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폐사지에 2014년 중창된 대견사의 3층 석탑으로 지는 일몰은 천하 절경이라 할 수 있다. 비슬산은 신라시대에는 정성천왕(靜聖天王)이 머물던 산이라는 믿음으로 숭배의 대상이었다. 정성천왕은 부처가 출현하기 전 가섭불 시대에 1,000명의 성인이 출현할 때까지 성불을 유보한 산신이니, 비슬산에 정성천왕이 머물고 있다는 믿음은 비슬산을 더욱 신령스럽게 만든다. 소원을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믿음이나 환난을 구제한다는 산신 신앙은 용연사, 용문사, 유가사, 용천사, 소재사, 대견사 등 명찰(名刹)의 창건으로 이어졌다. 고려시대에는 일연스님이 35년간 비슬산의 사찰에 주석하며삼국유사 저술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임진왜란으로 불 탄 용연사는 사명대사의 명으로 중건된 후 통도사에 봉안된 부처 진신사리를 분과하여 모셨다. 삼국유사에 언급된 포산의 두 성인(包山二聖) 이야기뿐만 아니라 주변에 산재한 역사 유적이나 설화는 지금도 비슬산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약속의 산이며 대구 발전의 미래를 밝히는 산이라는 믿음을 준다.

비슬산 둘레길은 대구의 명산인 비슬산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의 걷기문화 활성화를 위해 달성군이 의욕적으로 만든 걷기길이다. 이 길은 대구시 남구, 달서구, 달성군과 경남 창녕군, 경북 청도군을 지나는 모두 11개 코스 총 108km의 걷기길이다. 각 코스의 명칭, 시.종점, 거리, 명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비슬산 둘레길 코스별 세부경로와 이야기

△1코스 화원역사탐방로길은 화원읍 본리리 남평 문씨 세거지에서 시작된다. 마을 앞의 천내천을 따라 인흥서원에 이르면 잠시 명심보감길과 만나고, 이어서 걷기 좋은 산길 혹은 임도를 따라가면 기내미재에 도착한다. 기내미재의 육교를 건너면 함박산 등산로가 이어지고 함박산 전망대를 지나 하산하면 기세리의 소계정과 옥연지에 이른다. 달성보 찾아가는 녹색길과 겹친다.

△2코스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은 옥연지 소계정에서 송해공원을 한 바퀴 돌고(3.5km), 반송 삼거리~ 용연사 벚꽃길~ 김흥마을~ 초곡산성~ 유가사까지 11km이다. 용연사 가는 길에는 봄이면 벚꽃이 아름답고, 반송 삼거리에서 만나는 반송은 한 뿌리에서 여러 갈래의 가지가 뻗어 나온 소나무이다. 칠지반송이란 일곱 가지의 반송을 의미하고, 근처의 모든 소나무가 반송이어서 마을 이름도 반송리라 한다. 둘레길 코스에서 벗어나 있지만 용연사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으므로 계곡길을 따라 용연사 탐방을 권한다. 초곡산성을 넘으면 종점인 유가사 입구에 도착한다. 초곡산성을 오르내리는 산길이 있으니 4시간 정도 걸린다.

△3코스 유가테크노길은 유가사 입구에서 상원사 입구~ 사효자굴~ 음리 마을(음동교)~ 용봉 삼거리~ 휴양림 사거리~ 용금공단~ 국립대구과학관~ 옥녀봉 쉼터~ 유곡1리 마을회관(짐실 쉼터)까지 8.3km이고 평탄한 길이므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사효자굴은 임란 때 마을 사람들이 피난한 굴인데, 병으로 기침이 잦은 아버지를 대신해 죽은 4명의 효자를 기리는 곳이다. 사효자굴과 경치가 좋은 상성폭포를 다녀오려면 30분 정도 더 걸린다.

△4코스 석새미 송림길은 달성군 유가면 유곡리(짐실쉼터)에서 경남 창녕군 성산면 안심정류장으로 넘어가는 임도이다. 창녕군과 협조가 되지 않아 안내판이나 구간표시가 없다. 경로는 짐실 쉼터~ 석샘 쉼터~ 송림길~ 대산지~ 안심마을~ 안심마을 버스정류장이고, 8.1km, 4시간 정도 걸린다. 임도의 숲길에는 오르막이 있어 체력소모가 많지만 울창한 송림 사이를 걷는 길이어서 기분이 좋은 코스이다. 더운 여름철 삼림욕을 겸한 느리게 걷기를 권한다.

△5코스 청도 웃음길은 경남 창녕군 성산면에서 경북 청도군 풍각면 코미디 철가방 극장까지이다. 안심버스정류장에서 성산면 대산리를 지나 청도군 풍각면 화산리의 화금지와 수월리의 상수월 노인회관, 봉식이 놀이터를 지나 개그맨 전유성의 코미디 철가방 극장에 이르는 길이다. 10.2km의 거리이고 3시간이 소요된다.

△6코스 청도 몰래길은 코미디 철가방 극장에서 출발하여 성곡지와 902번 국도변에 있는 강정지를 지나 이서면 수야리의 수야 교회까지 10.6km이다. 상수월 마을 입구에 있는 그린투어센터에서 비슬산 둘레길 코스 안내도 받을 수 있고, 성곡지 둘레를 걷거나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다. 경로에는 삼국시대 유적지나 웃음 안내판이 있어 걷기길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한 흔적이 엿보인다. 강정지에서 청도 그레이스 골프장을 우회하여 수야 교회에 이른다.

△7코스 우록 백합나무길은 청도군 이서면 수야2리 경로당에서 달성군 가창면 우록동의 녹동서원에 이르는 길이다. 이 길은 10.1km이지만 산길을 걷는 제법 힘든 길이어서 4시간 이상 걸린다. 산꾼들은 아예 이서면과 풍각면의 경계가 되는 대방골산(349m)~ 홍두깨산(604)m~ 우미산(636m) 코스로 가서 임도를 따라 목백합 군락지를 감상하고 녹동서원에 이르는 길을 걷기도 한다. 아니면 우미산에서 청산(802m)을 거쳐 최정산(881m), 주암산(854m)으로 종주하기도 한다. 녹동서원은 임진왜란 때 귀화한 왜장 사야가(김충선)을 배향한 서원이다. 우록동은 원래 우미산 자락의 소 굴레를 닮은 마을이어서 우륵동이었으나 김충선이 사슴과 벗하며 함께 노닌다는 우록동(友鹿洞)으로 고쳤다. 마을 안쪽에는 임진왜란 당시에 승병과 의병을 훈련했다는 유서 깊은 남지장사가 있다.

△8코스 가창 은행나무길은 가창면 우록리 녹동서원에서 은행나무길, 삼산지 수변공원, 가창중학교, 가창초등학교를 지나 찐빵골목으로 유명한 가창면 사무소에 이르는 가창로를 따라 걷는 13.2km, 4시간 걷기길이다. 가창중학교와 가창초등학교 앞의 30번 지방도는 조선시대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양에 이르는 영남대로이기도 하다. 스파밸리와 영남최대 에코 테마파크인 힐크레스트를 지나 가창면 사무소에 이른다.

△9코스 신천물길은 가창면 사무소에서 신천 물길을 따라 고산골 입구까지 내려와 용두토성에서 앞산 자락길을 통과하여 대덕문화전당까지 10.3km이다. 고산골 공룡공원, 메타세콰이어길, 맨발산책로, 은적사, 앞산케이블카 승강장을 거쳐 낙동강 전승기념관까지 걸으면 교통이 편리하다.

△10코스 앞산자락길은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낙동강 전승기념관 삼거리, 매자골 황룡사, 달비골 평안동산, 달서구 청소년 수련관을 지나 도원지(월광수변공원)까지 6.8km, 3시간 걷기길이다.

△11코스 마비정 벽화길은 도원지에서 삼필봉을 넘어 화원자연휴양림과 마비정 벽화마을을 지나 남평 문씨 세거지인 화원읍 본리리까지 11.4km, 4시간 거리이다. 마비정(馬飛亭)에는 하루 천리를 달리던 숫말 비무와 천리마 비무를 대신해서 죽은 암말 백희의 슬픈 전설이 있고, 우물과 연리지가 있다. 마비정 벽화마을은 화원읍 출신 이재도 화백의 그림이고 지금은 달성군의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다. 남평 문씨 세거지는 조선말에 형성된 집성촌락으로 고려시대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의 후손들이 모여 산다.

칼럼니스트 bluesun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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