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수저 챙겨 다니며 일회용품 최소화”
“컵·수저 챙겨 다니며 일회용품 최소화”
  • 장성환
  • 승인 2018.04.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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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대란’ 예방나선 시민들
생수 대신 수돗물 직접 끓여
“번거롭지만 친환경 삶 실천”
정부 대책·규제 요구 목소리도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 확대로 또 한 번의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구 시민들이 플라스틱·비닐봉지 등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며 주목받고 있다.

직장인 최수연(여·33·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매일 밤 냄비에 수돗물을 끓여 받아 놓는다. 예전에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 마셨지만, 얼마 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수돗물을 끓여 먹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갈 때도 번거롭지만 장바구니와 반찬 통을 챙겨가기 시작했다.

최씨는 “예전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샴푸·바디워시 대신 비누만 쓰는 등 친환경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를 보고 플라스틱·비닐봉지 등의 사용도 최대한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이런 삶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여·30·대구 동구 효목동)씨 역시 외출할 때면 텀블러와 개인용 수저를 늘 가방에 챙긴다. 하루 3~4번씩은 카페에 방문해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자 몇 달 전부터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있다. 회사에서 점심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최씨는 꼭 자신의 수저를 빼 달라고 주문한다. 플라스틱 숟가락과 나무젓가락 대신 개인 수저를 쓰고 씻어놓는다.

최씨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몇몇 주변 사람들은 유난 떤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며 “그래도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로 전 국민이 환경 문제에 관심이 생긴 만큼 이런 삶의 방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중국이 1월부터 폐플라스틱, 미분류 폐지, 폐금속 등 고체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자 폐비닐과 플라스틱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처리에 혼란이 생겨 발생했다. 게다가 중국이 내년 12월 31일부터 목재 부스러기와 스테인리스강 폐 부스러기 등 16종의 고체폐기물을 추가로 수입 금지한다고 밝히며 쓰레기 대란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지나치게 재활용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우리 삶의 방식이 문제라며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다. 플라스틱·비닐봉지·종이컵·합성수지 등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쓰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온 재활용 쓰레기는 깨끗이 씻어 헹군 뒤 분리수거 하는 등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하며 수거에 문제가 없도록 애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인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제도와 규제가 뒷받침돼야 앞으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숙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환경을 위한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정책 보완과 규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며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상하수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2008년 폐지된 카페 테이크아웃 컵 보증금 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서둘러 관련 대책을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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