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는데
봄은 왔는데
  • 승인 2018.04.2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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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주부)



197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니던 홍희는 외울게 많았다. 국기에 대한 맹세, 국민교육헌장, 애국가 4절까지 등등, 외우고 검사까지 받았던 기억이 있다. 국경일 노래도 국경일 조회때 부르기 위해 외워야 했는데, 국경일이 아님에도 외웠던 것 중에 하나는 ‘우리의 소원’이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 편으로는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한편으로는 반공이념을 학습했다. 공산주의는 나쁜 것이었고, 북한은 6.25 한국전쟁의 주범이었다. 또한 남한을 적화통일하기 위해 호시탐탐 땅굴을 파고, 간첩을 보내었다. 뾰족한 철조망으로 칭칭감아놓은 휴전선을 방탄모를 쓰고 차렷자세로 총을 들고 경계근무하고 있는 국군아저씨께, 북한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주어 고맙다는 편지를 써보냈다. 북한은 적이었고, 공포의 대상이었고, 입에 담아서는 안 될 금기어였다. 그러면서도 또한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같은 민족임을 느꼈다. 어린 나이에 북한에 대해 한 마디로 딱잘라 말할 수 없는 뭔가 복잡함이 있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지만, 홍희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삶이 바빠 ‘통일’이라는 단어는 잊은 것 같다.

2017년, 북한이 핵실험을 하여 대한민국을 핵공포에 떨게 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17년9월3일까지 6차에 이르기까지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할 정도로 폭발력이 높아졌다고 한다. 홍희의 직장동료는 핵폭탄이 떨어지면 어디로 피신을 가야하나, 무슨 물품을 챙겨가나 하는 말을 점심시간에 대화주제로 꺼낼 정도로 핵전쟁이 일상에 화두로 떠올랐다. 설마 지금 핵전쟁이 일어날까? 그럼 한반도 전체가 불바다가 되고, 세계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사드배치가 급기야 강행되었다. 사드가 북핵을 발사하면 막을 수 있다, 없다는 논란이 일었다.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데 방심하다가 진짜 핵폭탄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이 생기기도 했다.

일상에 쫒겨 뉴스를 보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시간이 흘렀는데 갑자기 평창올림픽에 북한선수단이 오고, 남북한 단일팀도 이루고, 평창에 공연까지 온다며, 미리 현송월단장이 방문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왔다.

정세가 급변했다. 김정은동생 김여정 방문, 김영철과 이방카 방문, 대북특사단과 김정은의 직접 담화, 남북정상회담 예정. 트럼프대통령에 김정은 친서전달, 북미정상회담 예정. 4월에는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봄이 온다’가 열렸다. 남북한 정상 핫라인이 설치되고, 2018.4.27. 드디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생중계된다고 한다.

진정 봄은 왔는가? 지금 진행되는 남북한의 모습을 보면 한반도에 봄은 온 것 같다. 협력과 교류를 통해 마침내 통일이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봄이 왔는가 싶으면 돌연히 찬바람이 불고 꽃잎이 떨어지는 꽃샘추위가 있는 변덕스런 봄날씨처럼 갑작스런 남북관계의 봄기운이 또한 갑자기 냉기류를 타지는 않을까 조심스럽다. 국제관계의 정세를 모르는 홍희는 남북의 관계와 미,중,일,러의 회담이 꽃샘 추위없는 봄이 되었으면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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