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 신뢰
정보와 신뢰
  • 승인 2018.04.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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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요즘 IT정보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과거 우리가 대중적 정보를 얻는 매체는 신문이나 라디오방송이었다. 지하철을 타 보면 젊은이 심지어 노인들도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다. 나름대로 필요한 정보를 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를 가나 IT 영향권에서 벗어 날수 없는 환경에 갇혀 있다. 집을 나서 귀가 할 때까지 줄곧 CCTV에 노출된다. 종편 TV가 방영되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인터넷 매체 활동으로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각종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보통사람들은 어떤 매체가 얼마나 있는지도 모른다. 종이신문을 읽는 것보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세상을 보고 나라 안 사정을 안다. 그러면서도 정보의 고마움 보다 광고 방송에 짜증을 낸다. 마구 들어오는 정보를 쓰레기로 취급하기도 한다. TV를 아예 없앴다고 말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정치관계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이들도 여럿 보았다.

왜 그럴까. SNS는 우리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기기에 인간의 정서가 함몰되어 상식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우를 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누구든 스마트폰을 멀리할 수는 없다. 필요한 정보와 문제 해결방법을 바로 제시해 주고 지갑 역할까지 해 준다. IT기술은 정말 놀랍다. 남의 통장에 든 돈을 제 돈 같이 쉽게 빼 가는 것을 보면서 보이스피싱 사기꾼들이 정말 머리가 비상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어떻게 전화 몇 마디로 은행에 예치된 남의 돈을 빼 낼 수 있을까. 금융관련 기관에서 수상한 전화에 응하지 말라고 홍보를 하지만 쉽게 홀리는 것이 사람들이다. 노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셈 밝은 젊은 여성들이 더 잘 속아 넘어간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수많은 정보 가운데서 필요한 정보를 취하면 되지만 그럴듯한 거짓 정보가 의외로 많은 것이 문제다. 지난 정권에서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정보를 조작하여 국기를 흔든 일로 관련자가 형사 처벌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정부에 들어와서도 정보조작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보 왜곡이나 조작은 바른 정보를 가짜정보로 둔갑시키고 가짜를 진짜처럼 바꾸는 것이다. PR을 생각한다. 이는 정부행정의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에게 정부의 시책 또는 결과를 알리는 공공관계(Public Relation)다. 흔히 정부는 잘 한 일은 정부기관 또는 언론매체를 통하여 널리 알리지만 욕먹을 일들은 감춘다. PR이 아닌 선전인 것이다. 선전은 가짜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업이 경영차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선전을 정부가 활용하면 문제를 일으킨다. 말썽이 되고 있는 브루킹이 여론을 조작한 IT 기술은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다. 이런 정보를 받는 층도 정보기술에 밝은 사람들이다. 정치적으로 IT 기술은 주로 선거철에 많이 활용된다. 후보자간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와 결과분석에 적용된다. 과학적이고 속도가 빨라 정보수신자를 만족케 해 준다.

하지만 IT 기술로 정보를 조작하여 변질된 정보를 만드는 것은 한 개인의 범죄로만 치부 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선거 관련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시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 된다. 대선 때 어느 후보자의 아들이 불법으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마타도어를 퍼뜨려 유력후보자가 근소한 표차로 낙선된 일을 기억한다. 나중에서야 거짓 정보로 밝혀졌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드루킹이 저지른 정보 조작의 본질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극심한 정치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4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큰 뉴스가 이 사건으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감도 든다.

어쨌든 드루킹의 정보조작이 국민들에게 정부·정치에 대한 불신과 상실감을 심어준 것은 틀림없다. 주위에서 여론조사기관들이 수시로 제공하는 정보들, 특히 정치관련 여론조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필요 없는 정보는 버리면 되지만 국가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누구에게나 관심사항이다. 정치적으로 드루킹 사건을 두고 정보조작이다 아니다 밀고 당기고 있지만 국민들의 궁금증은 풀어줘야 한다.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정보장치를 국가가 책임지고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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