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 간 6월 개헌투표, 동력은 살려야
물건너 간 6월 개헌투표, 동력은 살려야
  • 승인 2018.04.25 2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월 개헌이 결국 무산됐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려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식물국회가 장기화하며 시한(23일)을 넘겼다. 외형상 드루킹 특검을 둘러싼 여야 충돌에 발목이 잡혔지만,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입장 차가 커서 6월 개헌 자체가 무리한 목표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적 여망인 개헌을 정쟁으로 무산시킨 정치권의 행태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31년 만에 맞은 개헌 기회가 이처럼 어이없게 무산된 것은 유감스럽다. 개헌불발의 원인이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따지는 정치권의 정략 때문임을 모를 국민은 없다. 야당은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가 실시될 경우 지방선거에 불리할 것이라는 계산에 따라 개헌반대로 일관했다. 정부-여당의 책임도 무겁다. 국회통과 가능성이 극히 낮음을 알면서도 섣부른 개헌안 발의로 야권 반발을 자초한 청와대, 야당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데 실패한 여당 역시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 관심은 개헌 논의 재개 여부다. 6·13 개헌은 무산됐지만 개헌 동력만은 살려나가야 한다. 국민 여망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야도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그간 논의 과정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구제를 개편하고,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해선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다. 여야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나누는 문제도 여당이 전향적으로 양보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개헌 무산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치공방을 중단하고 차선의 개헌 로드맵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 개헌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 여권 내에서도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까지 개헌 논의를 이어 갈 동력을 상실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한국당이 내놓은 ‘6월 개헌안 발의, 9월 개헌’을 대안으로 적극 고려할 만하다. 현 의석 분포상 여야합의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하고 보면 유력한 차선책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6월 개헌 무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이제라도 개헌안 논의에 나서야 한다. 6월 개헌은 물거품이 됐지만 ‘6월 발의 9월 개헌 국민투표’라도 실시할 수 있도록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개헌, 특히 지방분권형 개헌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절대적 여망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