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동 가스폭발 추모관 건립 어려워”
“상인동 가스폭발 추모관 건립 어려워”
  • 정은빈
  • 승인 2018.04.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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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23주기 희생자 추도식
유족회 “재추진하고 싶어”
“안전교육의 장 테마파크 존재”
23년 전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101명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이 거행됐다.

지난 28일은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가 있은 지 23년째 되던 날이다. 이날 유가족들은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학산공원에서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참사 23주기 희생자 추도식’을 열고 슬픔을 나눴다. 공원 내 위령탑 앞에는 유가족과 시민 등 100여명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정덕규(67) 4·28유족회장은 “23년 전 4월 28일 상인네거리의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등교하던 학생 등 101명이 가스폭발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회상하며 “당시 사고로 중학생이던 아들을 잃었다.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올해 38살이 됐겠다. 세월이 참 빠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지난 25년간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등 대형사고로 2천500명가량이 세상을 떠났다”며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은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는 사람들의 아픔을 헤아려 이 같은 참사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사 후 23년. 적잖은 시간이 지났지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은 여전했다.

당시 영남중학생 2학년이던 아들을 잃은 박모(여·61)씨는 “23년 전과 똑같이 보고 싶다. 아직도 집에 있으면 아들이 멀쩡하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며 “반복된 대형 사고로 너무 많은 사람을 떠나보냈다. 우리나라에 인구 감소가 문제라는데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부터 잘 살 수 있도록 사고 예방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4·28유족회는 대구시에 상인동 참사 추모관 건립을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지하철 참사 관련 전시·안전교육 시설인 시민안전테마파크와 역할이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상인동 참사 추모관 건립은 지난 2015년 영남중학교 내 추모공간 ‘세심관’이 학교 리모델링에 따라 시청각실로 바뀌자 별도 추모 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언급됐다.

정 회장은 “대구시 등의 지원만 있다면 추모관 건립을 재추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4·28 참사 추모관을 건립하면 사고의 아픔을 기억하고 이를 안전의식으로 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대구시 관계자는 “추모관은 비용과 유지·관리 여력 등을 이유로 건립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유족회가 원하는 것이 사고 관련 교육, 전시 공간 마련인데 그 역할을 시민안전테마파크가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 추모 공간 건립은 어렵다는 결론”이라며 “다시 민원이 들어온다면 재논의할 수 있지만 이미 한 번 결정된 사항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참사는 지난 1995년 4월 28일 오전 7시 52분께 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 인근에서 일어난 사고다. 이 사고로 등교하던 영남중학교 학생 42명 등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쳤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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