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클럽 M과 더 필하모닉스
[문화칼럼] 클럽 M과 더 필하모닉스
  • 승인 2018.05.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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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국(수성아트피아 관장)


일전에 멋진 사내들의 음악회가 봄날 저녁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실력뿐만 아니라 외모도 잘생긴 일곱 남자가 만들어 내는 선율과 화음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였다.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끌고 갈 최정상급의 실력을 갖춘 멤버들이 각각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솔리스트로 활동할 때와 달리 함께하는 순간에는 ‘클럽 M’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클래식 음악 앙상블 팀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이 이름에 그들이 추구하는 정체성이 담겨있다.

이들은 ‘뮤지션들이 모여 만든 클래식 소셜 클럽’을 표방한다. 즉 클럽에서 팝을 즐기듯 대중들이 격식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젊은 감각과 새로운 시선으로 음악을 풀어내어 어렵고 닫힌 클래식이 아닌 대중과 소통하는 음악을 지향한다. 관악기와 현악기 그리고 피아노로 구성되어 소규모 실내악부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영역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이 이들의 장점이다.

동아음악 콩쿠르 1위를 비롯한 각종 콩쿠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이 단체의 리더인 피아니스트 김재원, 자크 랑슬로(Jacque Lancelot)클라리넷 콩쿠르 우승 외 다수의 국제 콩쿠르 우승과 KBS FM ‘한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될 21세기 젊은 음악가’로 소개된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 불과 21세의 나이에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바수니스트로 입단 후 6개월만에 종신단원으로 임명된 대한민국 관악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유성권, 중앙음악 콩쿠르 우승과 세계적 스타 등용문인 쥬네스(Jeunesse)뮤지컬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한 첼리스트 심준호 특히 심준호는 러시아의 거장 나탈리아 구트만(Natalia Gutman)으로부터 음악가에게 극찬이라 할 수 있는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연주하는 진정한 음악가’라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십대에 동아음악 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였으며 2015 북구의 강호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른 수석에 임명되어 현재 종신 수석으로 활동하는 호르니스트 김홍박이 주축 멤버이다. 김홍박은 ‘포브스 코리아’가 선정한 ‘2030 파워리더 30인’에 선정되어 음악계를 넘어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많은 오케스트라에서 호른 주자의 한계 때문에 선곡을 할 때 제한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탁월한 호른 연주자 김홍박은 더욱 귀하고 돋보이는 존재다.

이렇게 뛰어난 멤버들의 연주력을 바탕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앙상블 곡을 소개해오고 있는 것이 클럽 M의 미덕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 현악 사중주, 목관 오중주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즐겨 연주한다. 프랑수와 드비엔느(Francois Devienne)의 바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사중주 그리고 칼 라이네케(Carl Reinecke)의 오보에, 호른, 피아노를 위한 트리오 같은 곡은 주로 조연에 머무르던 악기들을 전면에 내세운, 대단히 색다르고 아름다운 음악이다. 이렇게 멋진 작품을 이들을 통해 접하게 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클럽 M멤버들에게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들이 롤 모델로 삼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는 팀이 있다.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단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7명의 세계 최정상의 연주자가 모인 ‘더 필하모닉스’. 이팀은 현악 사중주에 클라리넷과 더블베이스 그리고 피아노가 더해진 구성이다. ‘모든 곡이 클래식은 아니지만 클래스가 다르다’는 평을 받는 이들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연주하고자 한다. 이는 레퍼토리와 공간 두 가지 다를 의미한다. 클래식음악, 클럽음악 그리고 영상을 접목시킨 ‘옐로우 라운지’, 2004년 베를린에서 시작된 이것을 런칭한 ‘옐로우 라운지 서울’, 우아한 전문 공연장이 아닌 서울 강남의 모 클럽에서 이들의 첫 내한 공연이 이루어졌다. 클럽에서의 연주와 달리 오월의 오늘 밤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수성아트피아에서 더 필하모닉스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클럽 M과 더 필하모닉스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정형화된 오케스트라의 틀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독주에서 표현 할 수 없는 음악적 다양한 색채감을 구현하고 있다. 기존의 음악을 비틀어서 표현하는 실험정신을 바탕에 깔고 있다. 탁월한 개인 기량을 갖춘 이들은 그간의 활동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인 음악을 표현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들을 통해 자유로운 제3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대단한 음악가의 자존심보다는 길거리 버스킹 등 ‘다가가기 프로젝트’와 클럽에서의 연주를 마다하지 않는 이들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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