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전용지구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중앙로(반월당~대구역네거리)1.05km 구간에 걸쳐 지정됐다.
17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시작되는 롯데백화점 건너편. 이곳은 버스를 제외한 차들이 없어 한적하다. 인도는 멋스러운 가로등과 광고판들이 깔끔한 대구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유동 인구도 줄어 인근 상인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시민회관 건너편 중앙로와 마주보고 있는 공구골목에는 왕복 2차선 도로가 4중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차시비때문에 여기저기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순찰차가 오고 나서야 싸움은 끝난다.
경찰은 스피커로 연신 불법주차차량을 향해 차를 뺄 것을 다그친다. 차량주인이 나와서 차를 빼고 나자 4중주차가 돼있던 도로는 겨우 차 한대만 지나갈 수 있는 자리를 확보했다.
화재라도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 질수 있는 아찔한 도로다.
이수환 중부소방서 소방사는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연결된 도로에 불법주차된 차량들에 대해 단속을 해도 한계가 있다”며 “도로와 연결된 골목에는 목조 건물이나 노후 건물이 많아 화재발생 시 대형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재의 위험과 함께 이곳 상인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이후 유동 인구가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대구역 건너편부터 롯데영플라자까지 즐비한 가게들은 이같은 상황이 심각해 보인다.
문구점을 운영하는 김경환(58)씨는 “전용지구 시행 후 대부분의 가게들이 최소 30%에서 많게는 50%이상 매출이 감소했다”며 “대구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되고 거리를 정비하면 유동인구가 많아 질 것이라고 했지만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용지구에서 버스를 기다리 던 손태영(여·24)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깔끔해 졌지만 서울의 청계천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일 만큼은 아니다”며 “예전에는 이곳에서 약속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낮에 택시가 정차할 수 없고 일반 자가용도 통행할 수 없어 거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