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년을 위한 치매국가책임제의 방향 -진인사대천명-
행복한 노년을 위한 치매국가책임제의 방향 -진인사대천명-
  • 승인 2018.05.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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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아
이현아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동산의료원 교수)



나의 진료실은 70대 이상에 다양한 정도의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가 대부분으로, 고령화 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듯하다.

급격한 사회의 고령화로 2017년 치매환자 수 70만명, 치매관리비는 13조에 이르렀고, 2050년에는 환자 수 303만명, 치매관리비는 106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가는 치매에 대한 개인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노력해 왔고,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를 발표하였다.

이는 치매안심센터나 치매안심요양병원 등 치매지원센터의 전국 확대 보급, 중증치매의 산정특례 적용,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치매특별등급의 확대, 신경인지검사에 건강보험 적용 등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치매는 다발성인지기능장애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에서 장애를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고, 이외에 간, 신장 및 갑상선 기능장애와 같은 대사성질환, 뇌종양, 뇌경색, 우울증 등도 원인으로 고려된다. 대사성 질환이나 뇌종양 등에 의한 치매는 치료에 의해 현저히 호전될 수 있는 반면, 알츠하이머병은 완치에 이르게 하는 약물(총명탕?)은 임상시험 단계이며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차원의 약물치료에 머물러 있다.

의학적 측면에서 나타난 약물치료의 한계에 의해, 연구자들은 비약물적 치료 및 예방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고혈압, 비만, 과음, 당뇨병 등이 치매의 위험인자임을 확인하여 이들 상태의 조절이 예방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고, 운동치료, 식이요법, 사회 및 두뇌 활동 등의 비약물적 치료가 인지기능을 호전시킨다는 연구 결과에 입각하여, 생활습관개선이 국가적 차원에서의 치매예방에 중요함을 제시하였다.

치매국가책임제의 주된 정책으로, 치매안심병원은 인력 및 수가의 정책적 지원으로 가정이나 시설에서 돌보기 어렵고 요양병원에서 기피대상이 되는 중증 치매환자들을 국가가 담당하는 개념이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조기검진 및 인지재활 프로그램, 송영서비스 등 낮시간의 보호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중등도 및 경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중증환자들에 대한 치료 및 보호와 초기 환자들에 대한 인지재활은 정책적으로 병행되어 나아가야 할 중요한 부분이기에 바람직한 방향이라 하겠다.

그러나 다소 급히 마련된 정책이기에 운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부족하고, 결과적으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 보호자에게 좌절감을 초래하였다. 미래의 의료비용 경감을 위해 중시되어야 할 경증치매나 치매 전단계 환자들의 경우, 오히려 요양급여 서비스가 제한되어 있고 인지훈련을 위해 갈 곳이 많지 않다.

이들은 중등도 환자들이 많은 치매안심센터에서 낮시간을 보내고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빠지고 우울해진다. 수준별 인지재활프로그램이 확립되지 않은 탓이다.

또한 기억학교나 치매안심센터는, 독거 치매노인들이 규칙적인 등교(?)로 약과 식사를 챙기고 약간의 사회 활동을 가능하게 한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중등도 치매환자들의 대부분은, 시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종일 밀폐된 실내에서의 간단한 프로그램 참여에 그쳐, 햇빛을 쬐고 바람을 쐬고 세상을 느끼는 건강한 일상은 오히려 줄어버렸다.

치매조기진단이라는 장대한 목표에도 불구하고 많은 치매안심센터나 보건소에서는 비전문적 인력이 신경인지 검사만을 시행하고, 인지기능검사의 결과는 환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없이 위탁의사들에게 의뢰하여 해석토록 하고 있다. 이는 치매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전문의에 의한 병력청취라는 점을 간과한 부분이다. 치매의 진단은 기억력 검사의 결과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문의료인력의 부족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야 하고, 정책 실행 전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논의에 의해 보완하고, 점진적 실행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제 치매의 관리는 예방으로 가야하고 여기에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전세대의 행복 및 삶의 수준 개선과 범국가적 경제부담완화를 위해서는 치매 전단계에서 치매로의 이행, 초기에서 중등도 치매로의 이행부터 예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등도 및 중증 환자 대상의 프로그램과 보호 및 요양시설에 집중된 예산과 노력, 그 이상의 정책적 확대가 필요하다.

전문 의료진의 유입정책으로 치매안심센터에 충분한 인력공급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들에 의해 정상 노인 혹은 초기 환자들에 대해 적절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적화된 수준별 인지훈련 프로그램, 운동 프로그램을 통합한 종합적인 한국형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 개발 시행되어 노인들의 낮학교가 단지 함께 있어주는 돌보미의 개념을 넘어서야 한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 치매예방 십계명을 읊조려 본다. 진땀나게 운동하고, 인정사정없이 금연하고, 사회활동과 긍정적 사고를 많이 하고, 대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천박하게 술마시지 말고,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하자. 진인사대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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